시를쓰다

가을 사랑

닭털주 2024. 2. 27. 09:09

가을 사랑

 

주상태

 

 

아내처럼 사랑이 찾아 왔다

나를 관리하듯 관리하지 않는 듯

오래된 부부처럼

사랑은 팔짱부터 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언제나 해맑았고

주인이 부르는 명령처럼

항상 복종해야만 했다

여름이 지날 때까지는 눈치채지 못했다

가을이 올 거라고

사랑이 올 거라고

재촉한 것도 아닌데 서둘러 오는 것처럼 찾아오고

삶은 길을 잃은 듯 휘청거렸다

바람이 불어도

찾아오지 않던 사랑인데

나의 심장은 삶을 거부하고 있었다

처녀처럼 사랑이 파고든다

 

주체하지 못할 사랑

가을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벅찬 사랑

 

나를 버리며 받아들인다

꿈속으로 숨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