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다 [말글살이]수정 2026-09-10 19:04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합기도 수련에서 몸풀기를 하다가 허리가 나갔다. 그깟 허리 돌리기를 하다 삐끗한 것이다. 두주 가까이 침을 맞았는데도 낫지 않자, 약이 오른 한의사는 비장의 무기라며 끝이 칼처럼 납작한 ‘도침’이라는 매운 침을 찔렀다. 죽겠다며 악악댄 덕인지 지금은 다시 앞구르기 뒤구르기를 하며 쌩쌩한 척 다닌다. 아재 개그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말을 그저 쓰고 버리는 도구로 보지 않는다. 칡뿌리 씹듯이 말을 잘근잘근 음미한다. 이를테면, ‘허리가 나갔다’는 말도 허리 아프다는 뜻으로 쓴 다음에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허리가 나갔다는데 그 허리 어디로 간 겨?’ 하면서 말을 되씹는다.(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는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