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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다 보면 만나고, 그리워하면 닿는다

찾다 보면 만나고, 그리워하면 닿는다수정 2026-09-08 19:55 일러스트레이션 유아영 ‘먼 훗날 당신이 차즈시면/ 그ᄯᅢ에 내 말이 ‘니젓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리면/ ‘뭇척 그리다가 니젓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리면/ ‘밋기지 안아서 니젓노라’// 오늘도 어제도 안이닛고/ 먼 훗날 그ᄯᅢ에 ‘니젓노라’’ 소월의 시 ‘먼 후일(後日)’이다. 시집 ‘진달내ᄭᅩᆺ’(매문사 1925)에 실려있다. 먼 훗날을 예견이라도 하듯이, 신전 입구에 새겨진 신탁처럼 시집 첫 장에 나온다. 먼 훗날 당신이 나를 찾으면 잊었노라! 그냥 잊은 것은 아니고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나를 찾을까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세번을 잊은, 이 대목에 이르면 ‘잊었노라’가 진짜 망각이 아니라는 짐작은 든다. 끝 연,..

칼럼읽다 2026.09.12

나가다 [말글살이]

나가다 [말글살이]수정 2026-09-10 19:04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합기도 수련에서 몸풀기를 하다가 허리가 나갔다. 그깟 허리 돌리기를 하다 삐끗한 것이다. 두주 가까이 침을 맞았는데도 낫지 않자, 약이 오른 한의사는 비장의 무기라며 끝이 칼처럼 납작한 ‘도침’이라는 매운 침을 찔렀다. 죽겠다며 악악댄 덕인지 지금은 다시 앞구르기 뒤구르기를 하며 쌩쌩한 척 다닌다. 아재 개그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말을 그저 쓰고 버리는 도구로 보지 않는다. 칡뿌리 씹듯이 말을 잘근잘근 음미한다. 이를테면, ‘허리가 나갔다’는 말도 허리 아프다는 뜻으로 쓴 다음에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허리가 나갔다는데 그 허리 어디로 간 겨?’ 하면서 말을 되씹는다.(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는 말길..

연재칼럼 2026.09.12

반에 반의 반, 천운영

반에 반의 반 그는 마장동 축산시장에서 정육기계점을 한다.이야기를 마치고 난 후, 우리는 함께 셔터를 내리고 갈비탕 집으로 갔다...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히려 그의 전화를 받고난 후였다...결국 나는 쓰지 않기로 했다. 불완전한 기억과 불필요한 상상으로 만들어진 소설은 쓰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내가 그와 그들의 기억에 보탠, 반의반의 상상이다. 어쩌면 그것의 반. 딱 그만큼.

책을읽다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