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영어(2) [말글살이]수정 2026-06-11 19:26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내가 소속된 단과대 행정실에는 쾌활하고 매력적인 조교들이 모여 있는데, 그중에 피아노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이 한명 있다. 얼마 전 졸업 연주회까지 마쳤고 올여름에 졸업을 한다. 요즘 그가 틈틈이 들여다보는 책은 ‘토익 기초편’이다. 피아노 전공자로 살아가기 쉽지 않아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는데, 공부의 시작이 영어인 건 직종을 불문하고 영어 실력을 ‘기본 스펙’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건반 위에서 젊음을 보낸 예술가가 업종 변경(!)을 위해 영어책부터 펼쳐야 하는 풍경의 배후에는 우리 사회의 영어 절대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영어가 필요한가?’라고 물으면 불경죄를 저지르는 분위기. ‘뭘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