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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다 [말글살이]

나가다 [말글살이]수정 2026-09-10 19:04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합기도 수련에서 몸풀기를 하다가 허리가 나갔다. 그깟 허리 돌리기를 하다 삐끗한 것이다. 두주 가까이 침을 맞았는데도 낫지 않자, 약이 오른 한의사는 비장의 무기라며 끝이 칼처럼 납작한 ‘도침’이라는 매운 침을 찔렀다. 죽겠다며 악악댄 덕인지 지금은 다시 앞구르기 뒤구르기를 하며 쌩쌩한 척 다닌다. 아재 개그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말을 그저 쓰고 버리는 도구로 보지 않는다. 칡뿌리 씹듯이 말을 잘근잘근 음미한다. 이를테면, ‘허리가 나갔다’는 말도 허리 아프다는 뜻으로 쓴 다음에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허리가 나갔다는데 그 허리 어디로 간 겨?’ 하면서 말을 되씹는다.(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는 말길..

연재칼럼 10:47:32

반에 반의 반, 천운영

반에 반의 반 그는 마장동 축산시장에서 정육기계점을 한다.이야기를 마치고 난 후, 우리는 함께 셔터를 내리고 갈비탕 집으로 갔다...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히려 그의 전화를 받고난 후였다...결국 나는 쓰지 않기로 했다. 불완전한 기억과 불필요한 상상으로 만들어진 소설은 쓰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내가 그와 그들의 기억에 보탠, 반의반의 상상이다. 어쩌면 그것의 반. 딱 그만큼.

책을읽다 2026.09.11

아버지가 되어 주오, 천운영

아버지가 되어 주오 각자 저 좋아하는 곳에서 저 하고 싶은 대로 살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 오십젼 결혼 관계가 그렇게 끝을 맺었다. 낙제점을 받고도 합격증을 챙긴 셈이었다....(자식들 중식당, 브리핑)무엇보다 당신들의 이혼은 진짜가 아니라 위장일 뿐이며, 부부의 관계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으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버지는 떠나온 지 육십년 만에 고향을 찾았고, 폐가를 포함한 천평의 대나무 밭을 구입한 다음, 폐가를 헐어 터를 닦고 축대를 쌓고 집을 지었다.(천평, 과실나무, 꽃나무... 심고 가꾼 건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벌레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니...진짜 이혼이 아니라 가짜 이혼을 위한, 가장 거짓된 사유들을 만들었는지도. 어머니에게 시나리오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다.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

책을읽다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