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039

우물가의 아이들, 전춘화

우물가의 아이들 우리가 본보기로 삼을 만한 영웅 할아버지들은 대부분 노인 활동실에 드나들며 점잖게 지냈다... 가이드마다 용두레 우물의 전설에 대해 알고 있는 버전이 달랐다.나에게 우물가는 작은 극장 무대 같았다. 그 무대에서 낯선 사람들이 한번씩 등장해 소소하거나 묵직한 에피소드를 연기하고 연기처럼 사라졌다...(한족과 조선족 갈등.. 우물은 조선족 성지. 한족? 침 뱉고...)아무리 노력해도 이나라 주석도, 총리도 못 되는 것들이 자존심만 무지 세다고. 그 말이 아이들의 이성의 끈을 놓게 한 모양이었다...용두레 우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우리는 그 우물을 뒤로 한 채 어른들이 그랬던 것처럼 국경을 넘거나 대도시로 떠나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책을읽다 11:05:00

잠자리 잡이, 전춘화

잠자리 잡이 첫문장어릴적 내가 살던 동네는 이삼백 호의 가구가 오순도순 모여사는 작은 시골이었다... 밖에 나가면 온통 놀거리지만 집에는 장난감이 딱히 없어 심심했던 그때, 여름이 되면 빼놓을 수 없는 놀이 중 하나가 잠자리 잡이였다....(용구네 닭이 고가에 팔린 이유- 잠자리 단백질...)잠자리와 함께 수욕을 당하는 건 거미였다. 아이들 눈에도 누구보다 잠자리를 잘 잡았던 용구가 그 부모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높은 담벼락... 집 한 채 이상... 아버지 외지 건축일.)한 치의 감정도 싣지 않은 용구의 단단한 말에 아이들은 멈칫하며 유유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멀거니 쳐다보았다. 그해 겨울에도 용구네 닭이 제일 비싼 값에 팔려서 엄마들은 배가 아팠다...‘(용구- ’과학‘, 나- ’자연의 섭리‘ 용..

책을읽다 1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