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의 힘입력 : 2024.09.04 20:46 수정 : 2024.09.04. 20:51 오은 시인 상대의 낯빛을 살핀다. 밝은지 어두운지, 밝음과 어두움이 혼재되어 있는지. 사람의 몸에 빛과 그림자가 수시로 통과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곤 조심스럽게 말문을 여는 것이다. 상대가 말할 때 함께 나오는 기운을 헤아린다. 그것이 뿜어져 나오는지, 새어 나오는지 파악한다. 뿜어져 나올 때면 들뜸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새어 나올 때면 어떻게 기운을 북돋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자신이 먼저 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상대의 그것을 끌어올릴 수도 있고, 완만한 상승을 노리고 말에 말을 차근차근 보탤 수도 있을 것이다. 친구가 알려준 ‘처음’의 비법이다. “처음이라니? 첫 만남에만 가능하다는 거야?” 친구가 답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