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565

짐작의 힘

짐작의 힘입력 : 2024.09.04 20:46 수정 : 2024.09.04. 20:51 오은 시인  상대의 낯빛을 살핀다. 밝은지 어두운지, 밝음과 어두움이 혼재되어 있는지. 사람의 몸에 빛과 그림자가 수시로 통과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곤 조심스럽게 말문을 여는 것이다. 상대가 말할 때 함께 나오는 기운을 헤아린다. 그것이 뿜어져 나오는지, 새어 나오는지 파악한다. 뿜어져 나올 때면 들뜸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새어 나올 때면 어떻게 기운을 북돋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자신이 먼저 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상대의 그것을 끌어올릴 수도 있고, 완만한 상승을 노리고 말에 말을 차근차근 보탤 수도 있을 것이다. 친구가 알려준 ‘처음’의 비법이다. “처음이라니? 첫 만남에만 가능하다는 거야?” 친구가 답한..

카테고리 없음 2024.09.07

짧고 쉬운 글에 힘이 있다…‘글쓰기 천리길’의 시작

짧고 쉬운 글에 힘이 있다…‘글쓰기 천리길’의 시작 [한겨레S] 손소영의 짧은 글의 힘ㅣ시작이 반중압감 피해 꾸준히 쓰기…딱 맞는 표현 하나 찾아보자수정 2023-06-03 09:00등록 2023-06-03 09:00 저는 방송작가이고 대학에서는 물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언뜻 보면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사물의 이치를 밝혀내는 데에도, 쉽고 간단하게 단순화하는 게 모든 것의 근본이자 원칙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고 간단함’은 모든 글의 기본입니다. 글이 꼭 어렵고 거창해야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글에 오히려 힘이 있으니까요. 짧고 쉬운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읽기 쉬운 글이 쓰기도 쉽고 쓰기 쉬운 글이 읽기도 쉽습니..

책이야기 2024.09.06

‘장삿속’ 퐁피두 ‘맞장구’ 부산시

‘장삿속’ 퐁피두 ‘맞장구’ 부산시입력 : 2024.09.04 20:41 수정 : 2024.09.04. 20:45 홍경한 미술평론가  우리나라 국공립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은 형편없다. 해마다 들쑥날쑥하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립현대미술관조차 50억원 안팎이다. 지자체 산하 공립미술관들은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많아야 10억원대이고 수억원에 불과한 곳도 적지 않다. 이런 예산으론 어지간한 작품 한 점도 사기 어렵다. 2022년 기준 작품 구입비로 5억원이 편성된 부산시립미술관이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에 팔린 김환기 작품 ‘05-Ⅳ-71#200 우주’를 소장하려면 무려 26년치 예산을 모아야 한다. 글로벌 미술관을 표방하지만 1만점이 조금 넘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90%가 국..

칼럼읽다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