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윤이의 ‘지금, 이 문장’수정 2025-04-27 09:46 등록 2025-04-27 06:00 낯선 도시에 머물기. 이는 새로운 길과 건물을 발견하거나 거닐며 특정한 지리에 녹아드는 과정을 의미한다. 동시에 한 장소에 누적된 문화와 역사, 즉 계속해서 쌓여왔고 지금도 쌓이는 중인 시간의 요소로서 자기 자신을 변모시키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 ‘시에나에서의 한 달’의 저자, 히샴 마타르가 낯선 도시에서 한 달을 머물고자 결심한 까닭은 그가 오래도록 시에나 화파의 그림에 품은 관심 때문이며, 그만큼 긴 시간 자신 안에 고여온 상실과 마주하기 위해서다. 저자의 상실은 그가 열아홉살 적 리비아 독재정권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납치된 아버지의 실종에서 비롯되었다. 시에나는 아버지의 존재 그리고 부재와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