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살이] 피장파장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말글살이] 피장파장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자고 일어나면 이불을 개야지!” “아빠도 안 개더만.” “일찍 좀 자라!” “아빠도 새벽에 자더만.” 사춘기의 반항심은 ‘어른’의 모순을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아이가 성숙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은 완벽한 세계였던 부모가 실은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모순덩어리임을 눈치챌 때다. 그 순간 무적의 논리 하나가 혀끝에 장착되는데, 바로 피장파장의 검이다! “당신도 마찬가지야.” 이 검을 제대로 휘두른 이는 예수다. 그는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돌로 쳐 죽여야 하지 않느냐는 율법주의자들의 다그침에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고 되받아친다. 이 말에 움찔한 사람들은 돌을 내려놓고 흩어진다. 범법자들에게는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