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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고 싶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고 싶다 선우현정 | 임상심리전문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친구는 소심한 자신이 싫다고 했다.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늘 고민이 많았는데, 그가 미워 꼴도 보기 싫다가도 혹여 사람을 이렇게 미워해도 되는지 고민하게 되는 자신이 싫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미용실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억울한 마음에 한마디 했다가, 한 번 참으면 될 일을 괜히 크게 만든 거 같다고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또 소심하다고 했다. 요즘에는 소신 있게 행동하는 사람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어중간하고 모호한 태도를 취하기보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생각과 철학을 주장하며 원하는 것을 취하는 사람 말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하나의 진리만 주장하며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 한다. 그들을 보며 나는 궁..

칼럼읽다 2022.02.04

마음의 짐승 이재무

마음의 짐승 이재무 몸의 굴 속 웅크린 짐승 눈뜨네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수성, 몸 밖의, 죄어오는 무형의 오랏줄에 답답한 듯 발버둥치네 그때마다 가까스로 뿌리내린 가계의 나무 휘청거리네 오랜 굶주림 휑한 두 눈의 형형한 살기에 그대가 다치네 두툼한 봉급으로 쓰다듬어도 식솔의 안전으로 얼러보아도 도박, 여자, 술로 달래보아도 오오, 마음의 짐승 세운 갈기 숙이지 않네

시를읽다 2022.02.04

세상 모든 것은 확률로 돌아간다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세상 모든 것은 확률로 돌아간다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가만히 손에서 놓은 돌멩이는 아래로 떨어질까? 영화 속 유령처럼 사람이 스르륵 벽을 뚫고 지나갈 수 있을까?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는 걸까? 내가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에 안 걸리는 걸까? 과학은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다. 그런데 100% 확실한 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주선 안이라면 제자리에 둥둥 떠 있을 수 있으니, 아래로 떨어지는 돌멩이도 상황이 달라지면 항상 맞는 얘기는 아니다. 에너지 장벽을 입자가 스르륵 통과하는 양자터널효과를 생각하면 어쨌든 입자로 이루어진 사람이 벽을 통과할 확률이 정확히 0인 것은 아니고, 엔트로피도 항상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가 백신을 맞았다고 앞으로 계속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입자의..

칼럼읽다 202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