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읽다

청소의 신. 김지나

닭털주 2026. 6. 8. 12:58

청소의 신. 김지나

 

첫문장

종수가 죽었다.

종수가 죽은 게 아니라 종수 어머니가 죽었는데 나는 종수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산다...

 

종수는 남편이 나에게 물려준 사람이다. 남편에게 오기 전 종수는 영주권 비자 신청에서 여러 번 엎어져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종수는 남편이 청소회사를 운영할 때는 팀장이었고 남편이 부동산 임대 중개업을 시작한 뒤에는 계약 매물의 모든 청소를 했다.

종수는 이제 쓸모 없어?”

대답 대신 남편은 종수를 나에게 보냈다... 모텔 운영...

직원들은 나를 우습게 여겼고 내가 모르는 사각시대에서 나를 속였다. 정산금액은 매번 틀려서 건너왔고 애를 태우는 사람은 나 하나 뿐이었다...

남편은 사장님이라 부르면서 나는 누나라 부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그 말은 잇새에 낀 음식물처럼 까칠거렸다.

종수모 뇌졸중... 한우는 그렂네...

그즈음 종수는 7년이나 같이 산 여자와 헤어졌다. 종수는 짐을 싸서 모텔로 들어왔다. ... 밤 근무까지 하겠다길래... 서른 중반 나이...

섹스를 하지 않아도 함께 살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종수에게 그 말을 해줄까 하다 관뒀다.

남편 청소사업 확장... 인도인 해고... 종수 혼자 모텔 청소...

나는 종수에게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는 미안함이 있었고 종수는 내게 꽤나 빈번하게 가욋돈을 받아 갔으므로 당당하지 못했다.

... 종수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펜데믹, 모텔, 종수가 노숙자 받음, 현금이 돌다.

그녀의 이름은 리사, 전자 발찌를 하고 있다....

종수는 리사를 불러 외부인을 들이지 말라고 경고 하지만, 리사는 종수가 리셉션에 없는 틈을 이용해 남자를 데리고 들어간다.

리사는 그곳에서 매춘을 한다. 리사의 옆방에는 하관에 문신을 한 남자가 산다. 그는 싸구려 마약을 취금하는 거래상이다.

종수, 리사의 방 녹화... 한국 전송......

 

종수는 사라졌다. 경찰이 내게 묻는다. 리사의 방을 족화한 파일을 계속 팔면 될텐데 왜 모텔을 버리고 나갔는가.

종수, 불법 체류자. 기회비용(모텔+자기 몫)

내가 그곳에 나가 궂은 일을 하지 않은 대신 발생한 기회비용 말이다....

어머니의 부고를 들었지만, 종수는 한국에 들어갈 수 없었다....

녹화된 파일에 따르면 카메라 선을 잘라내고 리셉션으로 돌아온 종수는 자기 짐을 쌌다. 아직 해는 뜨기 전이었다...

 

화면을 보는데도 눈이 부셔서 나는 눈을 감아야 했다. 종수와 나 사이로 시뻘건 말이 날아 다녔고 가뭄 든 땅이 갈라졌으며 얼굴을 숨긴 아귀떼가 끄억끄억 울어댔다...

 

종수는 죽었다. <끝문장>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2025 12회,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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