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전] 막내 방송작가로 산다는 것 (상) / 최유정 최유정│방송작가 언니, 저예요. 벌써 햇수로 2년 차인데 쓸 수 있는 경력은 3개월인 걔 있잖아요. 작가 하기 전에 5성급 호텔에 있었죠. 3교대와 박봉의 삶에서 이렇게 살 바엔 더 사랑하는 일을 하자며 제 발로 박차고 나왔어요. 그리고 내달린 곳은 어린 시절부터 ‘쓰는 사람’이 꿈이자 독실한 믿음을 가졌던 제게, 대단히 사랑스럽게 보였던 종교방송 막내 작가 자리였어요. 2020년 초, 한달에 100만원 안 되게 받으면서 5개 프로그램을 했어요. 많을 땐 7개. 생각했던 방송작가의 모습과는 달랐지만 방송을 위해 필요한 일은 모두 방송의 일부라는 말에 동의했기에 어떤 일이든 다 했어요. 촬영장 오시는 분들이 마실 컵을 설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