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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의 커밍 아웃

윤여정의 커밍 아웃 수정 2025.04.21 21:49 이명희 논설위원 영화 결혼 피로연>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씨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배우 윤여정씨는 용감하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모르는 게 드러날 때도 천연덕스럽다. 자기 생각이 맞다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쿨한 할머니로 통하는 윤씨에게 쏟아지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정작 그는 지난해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선 “(대중의 기대에) 멋있어야 할 것 같아서 짜증 난다”고 했다. 아마도 이런 솔직함이 그의 어록으로 회자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력이 됐을 것이다. 윤씨는 영화 결혼 피로연> 개봉을 맞아 19일(현지시간) 가진 해외 ..

칼럼읽다 2025.04.22

이것이 날개다

이것이 날개다 수정 2025.04.20 20:20 이설야 시인 뇌성마비 중증 지체·언어장애인 마흔두살 라정식씨가 죽었다.자원봉사자 비장애인 그녀가 병원 영안실로 달려갔다.조문객이라곤 휠체어를 타고 온 망자의 남녀 친구들 여남은명뿐이다.이들의 평균수명은 그 무슨 배려라도 해주는 것인 양 턱없이 짧다.마침, 같은 처지들끼리 감사의 기도를 끝내고점심식사 중이다.떠먹여주는 사람 없으니 밥알이며 반찬, 국물이며 건더기가 온데 흩어지고 쏟아져 아수라장, 난장판이다.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정은씨가 그녀를 보고 한껏 반기며 물었다.#@%, 0%·$&*%ㅒ#@!$#*?(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주실 거죠?)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트렸다.$#·&@\·%,*&#……(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

시를읽다 2025.04.21

부고장 알림 잦아지는 나이에 철학이란?

부고장 알림 잦아지는 나이에 철학이란?중년은 좋은 죽음 맞기 위한 준비 과정… ‘전략형 인생 서사’로 일상을 충실하게등록 2025-04-12 16:45 수정 2025-04-18 10:19 게티이미지뱅크 부고장 알림은 중년의 일상이다. 부모를 비롯한 어르신이 떠나가실 나이인 탓이다. 시간이 갈수록 지인들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도 잦아진다. 이럴 때마다 문득 자기에게도 죽음이 찾아들 수 있다는 생각이 깃들 터다. 죽음은 이미 몸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흰머리와 주름이 늘어나며 여기저기가 아파오지 않던가. 그런데도 정색하고 죽음에 대비하는 중년은 많지 않다. 물론, 노후 자금이나 상속, 장례 비용 마련을 걱정하는 모습은 흔하다. 반면, 좋은 죽음을 맞기 위해 마음의 태세를 갖추려 노력하는 분은 드..

칼럼읽다 2025.04.20

정은정, ‘저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한겨레21이 사랑한 논픽션 작가 1405호정은정, ‘저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21WRITERS①][한겨레21이 사랑한 논픽션 작가]대한민국 치킨전(展)> 쓴 정은정 작가 인터뷰황예랑기자 사진=김진수 선임기자 이 글에서 나는 의식적으로 글을 ‘쓴다’라는 말 대신 ‘적는다’라는 말을 선택했다. 사전적 의미로는 차이가 없다. 다만 이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글을 쓰는 단계 이전에 철저히(때로는 처절히) 기록하고 적어두는 이의 엄중함을 드러내고 싶어서였다. 나는 이제 백남기 농민을 적을 것이다. (…) 한국 농업, 농촌의 역사에서 이미 많은 백남기들이 있어왔음을 적으려 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여성 농민’의 죽음으로 받아들이면서 한 걸음 걸어 나왔던 것처럼, 이제 나는 백남기 농민을 적으면서 두 걸음 더 ..

책이야기 2025.04.20

노란 차를 모는 시인, 하루 두번 출근합니다

노란 차를 모는 시인, 하루 두번 출근합니다 [.txt]일하는 사람의 초상 l 학원 통원차량 지입 기사 이영박씨 분 단위의 차량 운행표, 아이들 수송하는 하루10년 동안 무사고…“목숨 걸고 지키는 안전”아이들에게 ‘세상 바라보는 창문’이란 사명감노동의 뿌리에서 피어나는 시어로 시를 써 수정 2025-04-06 09:10등록 2025-04-06 08:00 운행을 앞두고 자신의 통원차량 운전석에서 핸들을 잡은 이영박씨. 염기원 제공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보람도 얻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일 이야기를 ‘월급사실주의’ 동인 소설가들이만나 듣고 글로 전합니다. 도시 중심가는 대개 비슷하게 생겼다. 송도 새도시 역시 익숙한 이름의 카페와 식당, 편의점이 눈 ..

책이야기 2025.04.20

학습과 문화가 만나 '양산지혜마루'가 탄생했습니다

학습과 문화가 만나 '양산지혜마루'가 탄생했습니다기자명 반수현 기자 승인 2023.12.08 07:54 "양산지혜마루가 물금·동면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전 시민에게 독서와 평생교육이 융합된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책과 평생학습과의 일상을 선물하는 쉼터 같은 공간이 되어 지역문화 융성을 주도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이 내용은 나동연 시장이 개관식을 앞두고 지난 1일 시범 운영에 들어가면서 밝힌 말이다. 동면 금산리에 둥지를 튼 양산지혜마루는 평생학습관(사진 전경 왼쪽 건물)과 삼산도서관(사진 전경 오른쪽 건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양산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졌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양산지혜마루는 지혜의 산실이자 공동된 집합체이며 모든 지식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넓..

책이야기 2025.04.19

보이그룹의 시대는 돌아올까?

보이그룹의 시대는 돌아올까? 수정 2025.04.16 20:15 김영대 음악평론가 원래 아이돌의 본령은 보이그룹이다. 서구에서 보이밴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남자 아이돌은 사실 현대 팝 산업의 초창기부터 존재해왔다. 비틀스는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파격적인 무대 매너와 귀여운 머리 모양 덕에 수많은 ‘오빠부대’를 거느리고 다닌 아이돌의 전형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흑인 비틀스라고까지 불렸던 잭슨 파이브를 통해 마이클 잭슨이라는 20세기 최고의 팝스타가 탄생했고, 왬·뉴키즈온더블록·엔싱크·조너스 브러더스·원디렉션 그리고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팝 아이콘의 계보는 보이그룹의 계보와도 사실상 일치한다. 이는 K팝의 역사만을 따로 떼어놓고 살펴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로지 댄서 출신들만..

칼럼읽다 2025.04.19

사람을 평가하는 일

사람을 평가하는 일 수정 2025.04.15 21:29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관중은 춘추시대에 제나라 환공을 첫 번째 패자(者)로 만든 인물이다. 하지만 힘에 의한 패도가 아니라 덕에 의한 왕도를 이상적인 정치로 추구해온 유교와 성리학의 관점에서 소환된 관중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150여년 뒤인 공자의 시대에 이미, 관중은 자신이 모시던 공자 규를 환공이 죽였을 때 따라 죽지 않고 오히려 환공을 도왔다는 행적 때문에 인(仁)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지목되곤 했다. 그러나 공자의 생각은 달랐다. 환공이 제후들을 규합함으로써 약육강식의 침탈을 멈추게 했으므로 실질적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인(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관중이 천하의 질서를 바로잡음으로써 백성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

칼럼읽다 2025.04.18

신호등 없는 교차로, 누가 먼저 가야 하나

신호등 없는 교차로, 누가 먼저 가야 하나 수정 2025.04.16 20:16 심재익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교차로에서는 신호등이 누가 먼저 가도 되는지, 즉 통행우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그런데 다니다 보면 신호등이 없거나 통행우선권을 알려주는 아무런 장치나 표시가 없는 교차로가 많다. 집 앞 골목길이나 생활권 이면도로에서 마주치는 교차로의 상당수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법에서는 이러한 교차로를 “교통정리가 없는 교차로”라고 부른다. 교통정리가 없는 교차로에서 통행우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도로교통법 제26조가 이를 말해준다. 통행우선권을 가지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교차로에 먼저 들어온 차, 더 넓은 도로로부터 진입하는 차 그리고 교차하는 우측 도로의 차가 우선이다. 따라서..

칼럼읽다 2025.04.17

웃자고 한 이야기에 죽자고 달려들어야 할 때

웃자고 한 이야기에 죽자고 달려들어야 할 때 수정 2025.04.16 20:15 성현아 문학평론가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2024)을 뒤늦게 봤다. 회식 자리에서 한 남자는 두 손을 모으고 웃는 직장 동료에게 그렇게 웃으니까 “게이 같다”고 핀잔을 준다. 테이블에 모여 앉은 사람들은 함께 웃지만,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 ‘재희’는 그에게 따진다. 게이 같은 게 도대체 뭐냐고, 게이면 어때서 그러느냐고. 그러자 주변 사람들은 농담이니까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지 말라고 그녀를 만류한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말라는 다그침에 재희는 “그냥 쟤한텐 그게 목숨 같나 보다 하시면 안 돼요?”라고 되받아친다. 그 인상적인 장면을 보며, ‘웃자고 한 얘기에 왜 죽자고 달려드냐’라는 표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칼럼읽다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