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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을 준비하다

요즘 나는 시집 준비에 열중이다. 먼저 내 시 중에서 고르는 일을 6월 30일 끝냈다. 이어 500편 아니 700편... 실제로는 그 이상이지만 쓰다가 만 시들이 몇 백편 되기에.비슷한 제목이 많았다. 내용이 달라서 1, 2, 3 이라고 번호를 붙일 수도 있다.누구처럼 00기 하면서 소제목을 달아도 좋은 시도 있다.내 시를 살피면서 잠시 쉬어야 한다.비슷한 경향의 시라서, 식상함을 느꼈다.그러면 그 시를 고르면 안 되었다. 물론 고쳐야함도 안다. 고칠 예정이다. 시 공모전에 출품할 때보다 더욱 열심히 고쳐야 했다. 8월 16일까지 원고제출 마감이라고 메일이 왔다. 첫 시집이니 넣어야 할 시를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으면 했다. 다른 친구들 시집도 살폈다. 혹시나 내 수준이 떨어지지 않..

하루하루 11:14:59

북토크의 견물생심

북토크의 견물생심입력 : 2024.07.01 20:42 수정 : 2024.07.01. 20:45 심완선 SF평론가  북토크와 출판기념회는 어감이 다르다. 전자가 아기자기한 만남의 자리라면 후자는 정치인이나 나이 지긋한 사람의 부대행사로 다가온다. 예전에는 둘 사이의 간격이 훨씬 가까웠던 모양이다. 본래 북토크는 출간을 축하할 겸 작가를 예우하는 행사였다고 들었다. 지금의 북토크는 출판사의 마케팅과 독자의 팬심이 조응하는 자리다. 작가는 ‘신간이 나왔습니다. 우리 애를 잘 부탁드립니다’ 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 아이돌이 신곡을 발매하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과 유사하다. 양쪽 다 얼굴을 내밀고 존재를 알리고 호감을 심어줌으로써 자신의 활동을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피력하고자 한다. 북토크에는 ..

책이야기 11:05:57

첫 시집과 끝 시집을 두 손에 들고 [정끝별의 소소한 시선]

첫 시집과 끝 시집을 두 손에 들고 [정끝별의 소소한 시선]수정 2024-06-30 19:08 등록 2024-06-30 15:28  이십대 청년이 먼저 읽고 그리다. 김재영  정끝별 | 시인·이화여대 교수  시를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나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자신을 먼저 들여다봤던 시인의 언어를 빌어 나를 가누고 가늠하기 위해서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지금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미래의 나’를 꿈꿀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오병량 시인의 ‘고백은 어째서 편지의 형식입니까?’와 황동규 시인의 ‘봄비를 맞다’를 읽으며 가누고 가늠하는 일로 행복했다. 밑줄 쫙쫙 그어가며 그 행간을 오래 서성이며. 오병량 시인이 등단 11년 만에 첫 시집을 들고 나타났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군복무를 마치고 문창과에 ..

책이야기 2024.07.01

오천 원만 주면 키스해주는 놈

오천 원만 주면 키스해주는 놈입력 : 2024.06.26 20:37 수정 : 2024.06.26. 20:38 복길 자유기고가  인터넷 소설 오천 원만 주면 키스해주는 놈>의 주인공은 학교 옥상에서 단돈 5000원에 ‘키스장사’를 하는 남고생 은서현이다. 소설이 연재된 2006년 기준 최저시급은 3100원이었으니 은서현은 시급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에 자신의 키스를 판 것이다. 현재 물가를 적용하면 은서현의 키스 서비스 가격은 회당 1만5000원이다.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1만5000원만 주면 키스를 해주는 놈이 있는데 그 가격이 과연 적절한 것 같으냐고. 엄마는 나를 몇 차례나 무시하다가 겨우 대답을 해주었다. “그게 무슨 장사야. 시급은 왜 따지고 앉아 있어.” 나는 똑같은 질문을 챗GPT에게도 해봤..

칼럼읽다 2024.06.30

순응하는 교육에 미래는 없다

순응하는 교육에 미래는 없다 [김상균의 메타버스]수정 2024-06-26 18:49 등록 2024-06-26 18:34  김상균 | 인지과학자·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학교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교과서대로 해서, 부모님이 짜준 일정표대로 학원에 열심히 다녀서, 이 뒤에 어떤 말이 따라오면 적절할까?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하는 인터뷰가 떠오른다. 그래서 입시라는 관문을 넘었다는 뻔한 이야기 말이다. 그들은 사회가 정한 기준을 잘 맞춰냈다. 다른 친구들보다 좀 더 잘 맞춰냈기에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큰 성취를 이뤘다고 볼 수 있을까? 섭섭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취란 뾰족한 목표를 이룬 것에 어울리는 표현인데, 그들이 명문대, 특정 학과에 입학했다고 ..

칼럼읽다 2024.06.29

밥맛에 대하여

밥맛에 대하여입력 : 2024.06.27 20:38 수정 : 2024.06.27. 20:41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에잇 밥맛이야, 라고 할 때 누구나 쉽게 떠올릴 얼굴도 몇몇 있겠지만 사실 밥맛이 쉬운 맛은 아니다. 그렇게 만만하게 대접할 맛은 더더구나 아니다. 쌀이 간직했던 맛, 물이 찰지게 만든 맛, 빈 들판의 정기가 곤두서는 맛. 백반집에 가서 꽤 맛있는 국과 반찬이 나와도 밥이 별로면 그 식당에 다신 안 가게 된다. 훤칠한 나무를 키우기 위해 산이 우람하게 있듯, 또 그만큼의 용도로 텅 빈 들판이 있고, 거기에서 벼와 보리를 비롯한 각종 작물이 자란다. 가축화와 작물화. 외양간에 소를 가두고 논에서 벼를 거두지 않았다면 인류는 식량을 찾아 지금도 거친 들판을 헤매고 다녀야 하지 않았을까. 나무..

칼럼읽다 2024.06.28

MBTI

MBTI입력 : 2024.06.26 20:34 수정 : 2024.06.26. 20:36 장동석 출판평론가  얼마 전부터 몇몇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너 T야?” 그들은 하나같이 내 대답을 듣기 전에 스스로 답한다. “T 맞네!” 어쩔 수 없이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T(Thinking)형 인간이 되었다. 세상에나, 내가 진실과 사실에 관심이 많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심지어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유형의 사람이라는 걸 얼마 전에서야 알았다. 풍문으로 들은 T의 반대 성향은 F(Feeling)라는데, 사람과 관계에 관심이 많고, 공감 잘하고, 주관적 판단에 강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혈액형이나 별자리 등등으로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구분하는 일에 별 관심이 없던 나는 당연히 MBTI 검..

칼럼읽다 2024.06.27

아이들 문예체 교육, 국가가 책임집시다 [왜냐면]

아이들 문예체 교육, 국가가 책임집시다 [왜냐면]수정 2024-06-24 19:09 등록 2024-06-24 19:00  클립아트코리아  천경호 |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나면 피아노 학원 앞에 서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피아노 학원 앞에서 어머니께 떼를 쓰던 저는 끝내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는 다니지 못할 거라는 걸 아마 알고 있었을 겁니다. 친구들 다 다니는 태권도장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도장비는커녕 도복비 낼 돈도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어릴 적 제가 제일 먼저 배운 건, 배우고 싶은 걸 포기하는 일이었습니다. 괜찮다. 어쩔 수 없다.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 하시는 부모님께 가슴 아픈 일을 만들어 드리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아직도 ..

칼럼읽다 2024.06.26

한국어 교육과 한자 교육

한국어 교육과 한자 교육입력 : 2024.06.25 20:48 수정 : 2024.06.25. 20:49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은은한 장미 향기처럼 소박하면서 매력적인 도시, 불가리아 소피아에 와 있다. 30년 역사의 소피아대학 한국학과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는 귀한 기회를 얻어서, 삼만리 길도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어를 배워 K팝을 부르는 것이 관심사인 학생들에게 고전문학을 진지하게 소개하는 일이 가능할지 걱정이었는데, 끝까지 눈을 반짝이며 집중하는 모습이 참 고맙고 놀라웠다. 시대와 언어를 넘어 공감을 주는 문학의 힘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소피아대학과 세종학당의 교원들이 참여한 간담회 자리에서 지원이 더 필요한 부분을 묻자, 현지인 교원이 꺼내는 첫마디가 한자 교육에 대한 수요였다. ..

칼럼읽다 2024.06.26

올여름이 제일 시원할 것입니다

올여름이 제일 시원할 것입니다입력 : 2024.06.24 20:19 수정 : 2024.06.24. 20:21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아침부터 시원하게 내리는 비가 반갑기 그지없다. 사실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하지 않기에 여름 장마 기간은 늘 피하고 싶은 시즌이지만 이번은 다르다. 며칠간 이어지던 폭염으로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도 전에 더위 맛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동안 기후변화에 의문을 갖던 분들도 이제야 기후변화를 실감한다고 할 정도였다. 게다가 지금 이 폭염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 여기저기 지구가 끓어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는 계속 뜨거워져 여름철 폭염의 강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기후과학자들의 예측 그대로 세상은 움직이..

칼럼읽다 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