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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이야기 담은 책, 이렇게나 다양한 출판 경로가 있다

당신 이야기 담은 책, 이렇게나 다양한 출판 경로가 있다웹소설 외에도 다분야 자가출판 가능… 그렇게 출간한 책 1년간 순수익 셈해보니24.06.17 18:07l최종 업데이트 24.06.18 09:52l 김예지(luckyyeji)  바로 며칠 전의 일이다. 나는 틈틈이 집필한 초단편(약 2만 자~4만 자 이내)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을 탈고했다. 짧지만 애정을 담아 집필한 원고를, 웹소설 투고 사이트인 '투고하다'(링크)에서 리뷰가 좋은 출판사에 투고했다. 초단편은 길이가 짧아서 빠르면 하루, 늦어도 일주일 이내로 당락이 결정된다. 과연 투고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해당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저희 출판사와는 출간 방향이 맞지 않습니다. 작가님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며, 다음 기회에 뵙겠습니다." 나..

책이야기 2024.06.24

‘가속노화’ 시대의 기묘한 ‘세대공감’

‘가속노화’ 시대의 기묘한 ‘세대공감’입력 : 2024.04.28. 20:38 고미숙 고전평론가  나는 고전평론가다. ‘고전의 지혜’를 현대인의 ‘삶의 현장’과 연결시켜 주는 전령사라는 뜻이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냥 백수다. 또 사회적인 범주로는 60대 독거노인이다. 좀 처량해 보이지만 나름 ‘명랑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1인 가구가 대세가 되었고, 그것도 전 연령에 걸쳐 있다고 한다. 그럼 이렇게 분화된 1인들은 세상과 어떻게 연결될까? 이것은 정치경제학을 넘어 인류학적 과제에 속한다. 이런 차원에서 일단 내 주변의 상황부터 추적, 관찰을 시도해 보았다. 나의 일상은 주로 남산 아래 필동에 있는 공부공동체(감이당&남산강학원)에서 이뤄진다. 감이당은 6080세대가, 남산강학원은 20..

칼럼읽다 2024.06.24

출산율과 독서율의 ‘기묘한’ 평행이론

출산율과 독서율의 ‘기묘한’ 평행이론입력 : 2024.06.23 20:08 수정 : 2024.06.23. 20:09 고미숙 고전평론가  최근 한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주제가 ‘출산율 저하와 인문학의 위기’였는데, 처음엔 좀 뜨악했다. 저출산이 심각한 건 알겠는데 그게 인문학의 위기랑 어떻게 연결되지? 한데, 토론 과정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접하게 되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자료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을 묻는 질문에 서방국가 대부분은 ‘가족’을 꼽은 데 반해, 한국은 첫째가 ‘물질적 풍요’였다. ‘인생에서 친구나 공동체적 유대가 지니는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겨우 3%만 응답했고, 세계 최하였다. 직업의 가치를 묻는 항목 역시 마찬가지. 이 자료들을..

책이야기 2024.06.24

계속 쓰는 삶을 위한 스킬

계속 쓰는 삶을 위한 스킬온 몸으로 글쓰기24.06.22 14:31l최종 업데이트 24.06.22 14:31l 강주은(danmoo777)  '원컨대, 내 생각이 명확한 표현을 찾게 해주소서.' 단테신곡 천국편 24곡에 있는 문장이다. 책상 위, 이 문구를 볼 때마다 나도 간절히 바랐었다. 프렉탈 구조처럼 얽히고 설킨 생각을 또렷하고 적절한 단어와 문장으로 가지런히 표현할 길은 없을까? 하고 말이다. 마음속 말을 다 쓸 수 없어 답답한 고구마를 먹던 날들에 고해본다. 나는 이제부터 마음의 빗장을 열 텐데 부디 질서 있게 나와다오! 어떤 재료로도 맛있게 우아하게 요리를 내올 테니 기다려 주겠니? 적어도 목 메는 고구마보다야 더 요리다운 요리를 약속하지. 요리에 대한 값은 시간과 열정과 성실로 대신하고 마침내..

책이야기 2024.06.23

돌멩이, 이층, 카프카

돌멩이, 이층, 카프카입력 : 2024.06.20. 20:55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일은 꼬이고 울적해 발길에 걸리는 대로 걷어차며 걸을 때, 아무 잘못도 없이 애꿎게 당하는 건 대개 돌멩이거나 나뭇가지인데 그냥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던 발끝에서 옛생각 하나 몰려나오기도 한다. 어린 시절 뒹군 고향의 이웃 마을은 거창군 고제면이다. 한자로 高梯, 하늘에 걸친 ‘높은 사다리’라는 뜻. 덕유산 자락인 고제는 한때 금 광산도 있고, 오일장도 열리며 번성했으나, 옛 자취는 흔적 없고 그 시절을 기억해 줄 어른들마저 사다리 타고 거의 다 올라가신 듯하다. 지금은 농협 하나로마트가 그나마 큰 건물이고, 보건소와 면사무소는 시무룩하게 서 있을 뿐이다. 그 곁에서 눈을 씻고 보면 ‘높은 다리’가 뱀 허물처럼 앉아 있..

칼럼읽다 2024.06.23

몸의 일기를 쓴다

몸의 일기를 쓴다입력 : 2024.06.20 20:53 수정 : 2024.06.20. 20:56 이희경 인문학공동체 문탁네트워크 대표  얼마 전 후배가 74세의 딩크족 노부부에 대한 다큐 한 편을 소개했다. 핵심은 ‘느림’이었다. 70대가 되면 ‘후다닥’ 밥을 차리는 게 불가능한 몸이 된다는 것이다. 노년 코하우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나에게 후배는 “그냥 넓은 집에서 친구들과 다 같이 사세요. 70, 80대가 되어서 각자 공간을 갖는 게 의미가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사실 그 프로젝트에서 비용이나 건축법 못지않게 고민이 된 것은 ‘늙은 몸’에 대한 구체성이었다. 건물 안에 엘리베이터가 필요할까? 몇살까지 운전할 수 있을까? 늙은 몸이 도통 가늠되지 않을 때 나는 다니엘 페나크의 몸의 일기>를 다시 읽는..

칼럼읽다 2024.06.22

6월 폭염

6월 폭염입력 : 2024.06.20. 18:06 이명희 논설위원  ‘가마솥’이 따로 없다. 아직 6월인데, 전국에서 폭염 신기록이 세워지고 있다. 19일 서울은 35.8도까지 올라 1958년 이후 가장 더운 6월 날씨를 기록했다. 낮 한때 39도까지 오른 경북 경산시처럼 체온보다 기온이 더 올라간 도시도 여러 곳이다. 20일 기상청은 서울에 이틀째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허덕인다’는 속담이 있다. 한낮이 너무 뜨겁다 보니 밤에 달만 봐도 놀란다는 말인데, 지금 소가 아니라 사람이 그럴 지경이다. 때이른 폭염은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은 북동부·중서부 지역을 덮친 열돔 현상으로 비상이 걸렸다. 그리스는 이달 40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돼, 관광객 6명이 숨지거나 실..

칼럼읽다 2024.06.21

완벽한 암기는 이해와 구별할 수 없다

완벽한 암기는 이해와 구별할 수 없다입력 : 2024.06.19 20:35 수정 : 2024.06.19. 20:39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과학소설 작가 아서 클라크는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과학자로 30여년을 보냈고, 인공지능 관련 물리학 논문을 몇편 출판했으며, 인공지능 관련 초급 대학 강의를 맡아 가르치기도 했지만, 요즘 생성형 인공지능의 눈부신 성능은 내게도 마법 같다. 위에서 소개한 아서 클라크의 말을 비슷한 형식으로 살짝 비틀어 재밌게 표현한 글귀를 접한 적이 있다. 과학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학과 사람들’에서 몇년 전 제작한 커피 컵에서 본, “완벽한 암기는 이해와 구별할 수 없다”라는 재밌는 문장이다. 요즘 인공지능의 엄청난 발전..

칼럼읽다 2024.06.20

여름을 받아들이기

여름을 받아들이기입력 : 2024.06.19 20:39 수정 : 2024.06.19. 20:40 인아영 문학평론가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으니 진짜 여름이 시작된 것일까. 주변에 여름을 사랑하는 친구들이 많은 가운데 나는 예전부터 어쩐지 그러지를 못했다. 여름은 상쾌하고 시원하고 생기 있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무덥고 끈적이고 지치는 계절이니까. 아니, 그보다 모든 것이 빨리 상하고 쉽게 썩고 금방 사라지는 계절이니까. 겨울에 모든 것이 얼어붙고 잠들어 시간이 고요하고 느리게 흐른다면 여름은 그 반대라고 생각했다. 많은 것이 태어나고 자라지만 그만큼 많은 것이 시들고 죽는다고. 금세 지는 꽃잎이나 맥없이 죽는 벌레를 볼 때마다 이렇게나 많은 생명이 요란하게 태어났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계절이 슬프다고 생각했다...

책이야기 2024.06.20

자유로운 몸의 문화

자유로운 몸의 문화입력 : 2024.06.18 20:29 수정 : 2024.06.18. 20:30 하미나 아무튼, 잠수> 저자  독일에 와서 신기했던 것 중에 하나는 나체가 그 자체로 성적인 함의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우나가 남녀공용으로 운영되고 수영장·탈의실 등은 성별로 공간이 나뉘어 있지 않아 모두 섞여 옷을 갈아입는다. 이것은 ‘자유로운 몸의 문화’를 뜻하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의 나체주의 운동 에프카카(FKK; Frei-korper-kultur)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19세기 말 레벤스레폼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FKK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자연과 멀어진 사람들이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벗은 몸으로 만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자는 반권위주의 운동이었..

칼럼읽다 202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