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읽다

강물은, 변절도 아름답다 김윤배

닭털주 2022. 2. 3. 12:09

강물은, 변절도 아름답다

 

김윤배

 

붉게 물드는 교각 사이로 해가 진다 강물은

네가 맴돌던 자리를 떠나 천천히 흐른다

잔업 있는 날은 네 노래 들으며 처녀애들

철없이 물드는 연분홍 손톱 물어뜯었다

더는 꿈꿀 수 없게 된 내일을 물어뜯어

네 노래 자주 마디 잘리고

애써 웃음주었을 네가 저 물길 어딘가를

흐르며 강물 온통 슬픔으로 일렁이게 한다

강물은, 변절도 아름답다

강물 몸빛 바꾸어 흐른다 강안 풍경들이

천천히 굳어지고 강물 어둠의 등을 꿈틀대며

흐른다 흐르며 여린 꽃잎 강안으로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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