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데스크광장] 대학 도서 폐기에 대한 단상

닭털주 2023. 11. 1. 21:40

[데스크광장] 대학 도서 폐기에 대한 단상

 

입력 2023.10.27 07:00

 

우세영 기자 sy6262@daejonilbo.com

 

 

최근 전국 대학 도서관들의 장서 폐기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울산대가 미래형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보관 장서 94만 권 중 폐기 도서를 45만 권 선정했다는 소식이었다.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니, 울산대를 비롯해 전국 대학도서관의 폐기 도서가 매년 늘어 지난해엔 200만 권이 폐기 처분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화형 인공지능(ChatGPT) 등 초디지털 시대, 아날로그의 대표격인 ''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1월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년 국민독서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였다.

성인 2명 중 1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종이책 독서율은 성인 40.7%, 학생 87.4%

2019년에 비해 각각 11.4%포인트, 3.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9%, 학생은 49.1%, 각각 2.5%포인트, 11.9%포인트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학생과 2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커져 독서 생활에서의 전자책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종이신문에 대해 궁금해졌다.

 

많은 유의미한 자료 중 20204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신문기사 이용자 특성 분석' 리포트가 눈에 띄었다. 해당 리포트는 한국미디어패널조사가 2010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동일 표본 추적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10-40대의 종이신문 이용률은 4% 미만이었으나,

509%, 6018%, 70세 이상은 40%라고 밝혔다.

종이신문 구독층의 노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또 신문기사 이용매체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신문기사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10(77%)10대 미만(78%)에서 두드러졌다.

쉽게 말해 시민들의 상당수가 스마트폰으로 신문기사를 접한다는 의미다.

 

이런 시대에 '종이신문'의 장점과 매력 등을 운운한다면, '꼰대'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전히 종이신문은 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가 "2000년이 되면 종이신문의 시대는 종말을 고해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고 한 이후 20여 년이 지났음에도, 종이신문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우선 정보의 가치판단이다.

종이신문은 미디어 범람 속 정보의 피로도가 점점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검증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관심 분야의 확장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뉴스 이용은 독자들의 관심 분야에 한정되는 측면이 많다.

신문은 정치·경제·사회·문화·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뉴스 콘텐츠를 통해 외연을 넓혀준다.

 

아이러니하게도 빌 게이츠는 매일 신문과 여러 권의 잡지를 읽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관심 있는 분야만 읽는다면 읽기 전이나 후에 조금도 달라진 점이 없을 것"이라고 종이신문 읽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도 종이신문은 기억력·집중력·통찰력 제고와 가치관 정립·비교 등에 도움을 준다.

 

대전일보는 지난 2021년 네이버와 카카오(다음)에 뉴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제휴사(CP) 선정 이후 '디지털 뉴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종이신문 제작 역시 중요하게 다룬다. 디지털 뉴스 생산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CP사 데스크로서 독자들에게 신문 구독(購讀)의 가치 제고를 위해 고민이 깊다.

매일 아침 신문을 펼쳤을 때, 늘 그렇지만 만족감 보다는 부끄러움이 앞선다.

 

종이신문은 언젠가는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절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분명한 점은 오늘도 신문은 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일신(又日新)'은 절대적 화두며, 부끄러움의 근원이다.

 

우세영 기자 sy626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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