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골목과 망가진 미래유산 입력 : 2022.05.20 03:00 수정 : 2022.05.20 03:02이광표 서원대 교수 서울 을지로3가 을지OB베어를 처음 찾은 것은 1990년대 말 이맘때였다. 실내는 소박했고 테이블은 대여섯개. 건물과 주변은 적당히 오래되었고 적당히 운치가 있었다. 실내에 빈자리가 없어 호프집과 연결된 뒤편 공터의 붉은 벽돌 담장 옆에서 별을 보며 맥주를 마셨다. 샐러리맨도 있었고 공구골목과 인쇄골목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마다 노가리를 열심히 씹었다. 노가리는 구수했고 양념장은 독특했다. 함께 갔던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주인장께서 밤새 다듬잇돌로 노가리를 두드린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노가리가 구수한 것이지요.” 주인장의 정성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실내 한구석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