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우리와 달라 이명희 사회에디터 나이 들면서 깨닫는 것이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에서도 민망한 일은 스스로 취향이라고 여겼던 그 ‘탁월한’ 선택들이 사실은 ‘젊음’에 기댄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여행에 관한 것이 거의 그렇다. 나는 여행에서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를 따르려고 했다. 1. 최대한 멀리 가되 그 나라 국적기를 이용한다. 2. 관광객(나도 관광객이었는데)이 가지 않는 곳 위주로 동선을 짠다. 3. 도시 간 이동은 야간 버스나 기차를 이용한다. 음, 아무래도 그건 취향이라기보다는 단지 젊어서 그런 것이었다. 휴가철이면 탈출해야 한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어딘가로 떠난다든가, 패키지여행에 대한 조롱을 서슴지 않았다든가 하는 것 전부 말이다. 중년이 된 지금은 말이 통하고 비빔밥을 주는 국적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