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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함께 늙어갈 수 있을까

닭과 함께 늙어갈 수 있을까입력 : 2024.11.06 20:22 수정 : 2024.11.06. 20:25 손희정 문화평론가  아직도 있을까? 40년 전, 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에는 학교 정문 앞에 좌판을 깔고 병아리나 메추리 등을 파는 이들이 있었다. 상자 안에 가득 담긴 채 삐약거리는 이 생명체들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귀여웠다. 한 마리에 500원, 당시에 아이스크림 다섯 개 정도의 가격이었다. 나는 가끔 어머니의 꾸중을 불사하고 구매를 감행했다. 한번은 병아리를 사다가 큰 사과상자 안에 작은 상자들을 넣어주고는 “이건 침대, 이건 책상” 하면서 집을 만들어 주었다. 마당이 없는 아파트에서 살았으므로, 상자만이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거주지였다. 하지만 잘해준답시고 넣어준 작은 상자에 걸려..

칼럼읽다 2024.11.12

그 선생님의 막다른 골목 [똑똑! 한국사회]

그 선생님의 막다른 골목 [똑똑! 한국사회]수정 2024-11-11 19:28 등록 2024-11-11 16:26  빈 교실의 모습. 연합뉴스 송아름 | 초등교사·동화작가  지난 2주 동안 선생님들을 만나면 “그 뉴스 보셨어요?”라는 말부터 꺼냈다. 다들 한숨부터 쉬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사망한 뉴스다. 지난해 7월부터 석달 사이에 7명의 교사가 사망한 이후 교사들은 집단적 트라우마라고 할 만한 두려움과 슬픔을 겪고 있다. 또한 선생님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에서, 그 선생님이 막다른 골목이라고 느꼈을 여러 정황을 살펴보며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학급에 특수교육 대상자가 있어도 특수교사들의 상황을 다 알지는 못한다. 다만 가르치는 학생들이 특수교육 대상자인 만큼 소통이 어려우며, 장..

칼럼읽다 2024.11.12

낙엽에게 허락되지 않은 단풍, 왜? [포토에세이]

낙엽에게 허락되지 않은 단풍, 왜? [포토에세이]수정 2024-11-11 18:57 등록 2024-11-11 16:25  강원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 가을비로 미처 단풍이 되기 전 허옇고 푸른 반점이 남은 나뭇잎이 떨어져 을씨년스럽다. 늦더위의 여파로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물들기도 전에 떨어져 버린 것 같다. 기후위기가 단풍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안타깝다. 내년에는 푸른 반점의 낙엽이 사라지고 더 노랗고 붉은 단풍 낙엽 보기를 희망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사진놀이 202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