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좋아하는 사람이입력 : 2024.12.03 21:47 수정 : 2024.12.03. 21:48 이소영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수년 전 JTBC 뉴스룸> 문화초대석에 출연했을 때 고 김민기씨는 몹시 경직돼 보였다. 노련한 진행자는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본인도 오늘은 긴장된다며 “선생님은 긴장 안 되십니까?”라고 말을 건넸다. 그는 여전히 굳은 얼굴로 두 손을 모아쥔 채 입술만 간신히 떼어 답했다. “죽겠죠, 뭐. 여기 있는 게.” 보통 저렇듯 긴장하면 감정을 숨기고자 짐짓 너스레를 부리거나 어색함을 깨려고 아무 말이나 던지기 마련이다. 내 경우엔 그랬다. 그러고선 두고두고 자책하곤 했다.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말했다. 원래 그런 거라고. 내키지 않으면 먼저 입을 열지 않아도 괜찮을 만한 사회적 위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