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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을 칭송하는 궁리

버스정류장을 칭송하는 궁리입력 : 2024.11.28 21:42 수정 : 2024.11.28. 21:43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버스정류장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 같은 곳이다. 하늘 아래 서성거리는 사람들, 곧 무언가 벌어지기 직전의 기운들. 막 버스에서 내린 학생(나1)이 기다리던 엄마(나2)와 가볍게 포옹한다. 작은 수첩을 들고 중얼중얼 외우는 소녀(나3)와 빵모자를 쓴 청년(나5) 외 여럿(나7-10)을 태우고 버스는 얼른 앞으로 떠난다. 옆으로 흐르는 것들이 무척 발달한 버스정류장. 전광판에는 주어 없이 토막 난 문장들이 떠다닌다. 방황하기를 좋아하는 청년(나29)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단발머리 두 소녀(나4, 나6)가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온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아저씨(나12)는 판소리 ..

칼럼읽다 2024.12.01

작은 실수에 잡아먹힌 사람 [이명석의 어차피 혼잔데]

작은 실수에 잡아먹힌 사람 [이명석의 어차피 혼잔데]수정 2024-11-27 18:50 등록 2024-11-27 16:35  체스 잡지를 훔쳐갔던 소녀가 유명 선수가 되어 가게에 온다. 주인은 어떤 마음일까? 드라마 ‘퀸스 갬빗’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이명석 | 문화비평가  제철 재료와 발효 음식으로 소문난 식당은 아늑한 대신 좁았다. “저쪽 테이블은 합석하실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아유 감지덕지죠. 우리 셋은 테이블 반쪽에 옹기종기 앉아 주문을 하고선 한시름을 놓았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갑자기 반대쪽에 쾅하고 가방이 떨어지며 테이블을 울렸다. 세련된 외모에 깡마른 중노년의 여성이 그쪽에 앉았다. 미안하다는 말 혹은 약간의 제스처를 기대했지만, 온몸으로 피곤과 짜증을 발산할 ..

칼럼읽다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