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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강아지의 소의

땅강아지의 소의입력 : 2025.01.07 21:03 수정 : 2025.01.07. 21:05 김월회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제자백가의 하나인 묵자는 한 사람이 있으면 한 가지 정의가 있고, 열 사람이 있으면 열 가지 정의가 있다고 통찰했다. 부모자식 간이라도 정의관이 다르면 다툰다고도 했다. 나에게는 정의인데 내가 속한 공동체 차원에서는 정의가 아니고, 공동체 차원에서는 정의인데 나에게는 정의롭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사람이 사회를 이루고 사는 한 불가피한 일 중 하나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나와 사회 간의 이해 충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이익인데 사회 차원에서는 불이익이고, 사회 차원에서는 이익인데 나에게는 불이익인 일이 곧잘 벌어진다. 그렇다고 사회를 떠나서 저 홀로 살 ..

칼럼읽다 13:23:08

얼굴이 기억 안 나는 사람

얼굴이 기억 안 나는 사람입력 : 2025.01.09 21:08 수정 : 2025.01.09. 21:14 이훤 사진작가  부산의 송정섭 기사님(왼쪽 사진)과 하루에도 수백 겹의 풍경을 품는 차창. ⓒ이훤  목적지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사람을 알고 있다. 일하는 동안 대개 손님을 등지고 있는 자들. 택시 기사는 근무시간 동안 가로 1.8m, 세로 1.6m의 몸을 갖게 된다. 1평이 조금 안 되는 면적이다. 하루 12시간 동안 그들은 호출받는다. 기사들은 동시에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자다. 택시를 기다렸던 누군가 올라탄다. 미터기가 돌아간다. 시민이 여기서 저기로 흐르는 동안 도시는 조금씩 재조립된다. 타지에서 온 부부, 익숙한 병원으로 향하는 노인, 광장으로 가는 젊은이가 택시에 올라탄다. 개인이 가..

칼럼읽다 09:5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