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분노의 연하장입력 : 2024.12.31 19:53 수정 : 2024.12.31. 19:56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지독한 분노와 슬픔 가운데 새해 인사를 띄웁니다. 최고 권력자가 저지른 난동이 국민의 일상을 앗아가고 나라 살림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것만으로도 참기 어려운데, 다툴 여지조차 없어 보이는 사태를 지지부진한 정쟁으로 끌고 가는 추악한 모습들을 연일 목도하면서, 분노의 게이지는 이미 한계를 넘은 지 오래입니다. 그 위에 벌어진 비극적인 참사 소식에 온몸과 마음이 슬픔으로 떨려 옵니다. 집단 우울증에라도 걸릴 것 같은, 가혹한 겨울입니다. 견디기 힘든 시절, 묵은 시를 꺼내 읽습니다.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라는 말을 건네며 시작하는, 정호승 시인의 ‘슬픔이 기쁨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