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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분노의 연하장

슬픔과 분노의 연하장입력 : 2024.12.31 19:53 수정 : 2024.12.31. 19:56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지독한 분노와 슬픔 가운데 새해 인사를 띄웁니다. 최고 권력자가 저지른 난동이 국민의 일상을 앗아가고 나라 살림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것만으로도 참기 어려운데, 다툴 여지조차 없어 보이는 사태를 지지부진한 정쟁으로 끌고 가는 추악한 모습들을 연일 목도하면서, 분노의 게이지는 이미 한계를 넘은 지 오래입니다. 그 위에 벌어진 비극적인 참사 소식에 온몸과 마음이 슬픔으로 떨려 옵니다. 집단 우울증에라도 걸릴 것 같은, 가혹한 겨울입니다. 견디기 힘든 시절, 묵은 시를 꺼내 읽습니다.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라는 말을 건네며 시작하는, 정호승 시인의 ‘슬픔이 기쁨에게’...

칼럼읽다 2025.01.01

당분간 모든 싸움에서 진다 해도

당분간 모든 싸움에서 진다 해도입력 : 2024.12.31 19:53 수정 : 2024.12.31. 19:56 이소영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수년 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공부할 때, 관련 기록을 보며 처음 든 의문은 ‘이웃이 왜 몰랐을까’였다. 첩첩산중도 외딴섬도 아닌 도심 부랑인시설에서 감금·폭행과 강제노역으로 수백 명이 죽어갈 동안 어떻게 그랬을까. 그러다 한 인터뷰에서 그곳을 ‘걸뱅이들 살던 데’라 복기하는 주민을 보며 짐작했다. 어쩌면 다수는 몰랐다기보단 모르고 싶었던 것 아닐지. 추운 날 내 호주머니 속 동전에 호소하여 마음 산란하게 했던 ‘걸뱅이들’을 먹이고 재워준다니 다행이라 자위하며 말이다.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보면서도 생각했다. 1980년대 중반 아일랜드..

칼럼읽다 2025.01.01

8만 기간제교사에 대한 차별 철폐는 역사적 필연이다

8만 기간제교사에 대한 차별 철폐는 역사적 필연이다[제14회 비정규 노동수기 공모전 대상]수정 2024-12-31 17:01 등록 2024-12-31 16:52 한정일 | 기간제교사  1. 국가인권위원회마저도 외면한 기간제교사 차별 2020년의 일이다.옆 반 담임 선생님이 갑작스러운 병가로 일주일 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조회 시간에 학생에게 폭언과 쌍욕을 들어서라고 했다. 평소 그 학생의 성정을 잘 알던 터라 그런 일이 생기고도 남겠다 싶었다. 병가를 낸 선생님은 평소 학생들에게 존경을 한몸에 받는 분인데, 이런 일이 생겼다. 교사 경력이 많지 않은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다 싶었다. 그러던 중 더케이손해보험에서 교직원안심보험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용을 살..

칼럼읽다 202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