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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100만 돌파…시민들 "지옥은 있어야“

닭털주 2023. 12. 8. 20:21

'서울의 봄' 100만 돌파시민들 "지옥은 있어야

 

이승호 에디터

ilove-mindle@mindlenews.com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나흘만인 25일 관객수 100만을 돌파했다.

투자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이날 오후 135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수 100918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1000만 영화의 반열에 오를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서울의 봄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다. 전두환 신군부의 권력 찬탈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생생하고 끔찍하게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각계 인사들이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 앞다퉈 감상평을 올리며 시민들의 관람을 독려하고 있다.

관람 인증샷을 올리는 시민들도 부지기수다.

 

조국 인물과 논리 바꾸어 대한민국위협하는 세력 지금도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처음과 끝을 다 아는 실화임에도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 탁월했다. 김영삼 정부 초기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로 불기소 입장을 고수했던 검찰 입장이 떠올랐다. YS의 과오에도 불구하고 전격적 하나회척결은 역사적 위업이었음이 분명하다는 감상평을 올렸다.

 

그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았다. “육사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반란으로 대한군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단지 옛날 일이 아니다. 인물과 논리를 바꾸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현재에도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대목도 떠올렸다. “고 김오랑 소령을 분한 정해인 배우의 전사 장면이 오래 남았다. 김 소령의 부인은 충격으로 실명하고 이후 변사체로 발견된다.” 조 전 장관은 관람 전에도 관련 기사를 링크하는 등 서울의 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내비쳤다.

 

정치인들도 관람평 올리기에 가세했다.

26일 첫 상영 영화를 봤다는 박경미 전 민주당 의원은 “140분이 14분 같았다는 영화평에 백퍼 공감한다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는 관객이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 시절이던 지난 20211123일 발표한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관련 브리핑을 소개했다.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합니다. 청와대 차원의 조화와 조문 계획은 없습니다.”

 

그는 당시 브리핑을 작성하며 고민이 많았다개인적으로는 전두환 씨라는 표현도 아깝다 생각했지만, 청와대의 품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했다는 비사를 공개했다. “그보다 한 달 전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목을 추모 관련이라고 했지만, 전두환에 대해서는 사망 관련으로 했고, 브리핑의 첫 문장도 문재인 대통령은의 주어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은 전두환 등의 권력욕을 제압할 힘이 그때는 기득권 세력에도, 광장에도 부족했다“19876월항쟁, 시민의 힘으로 전두환 심판의 물꼬가 트였다고 기억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내정자였던 그는 지난 77개월 7일간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 재가를 하지 않자 정부의 방송 장악 음모를 성토하며 자진 사퇴로 항의를 표했다.

 

지난 23일 해남·진도·완도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서울의 봄출연 배우인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 호프의 촬영이 해남에서 진행중이라며 해남 홍보에 열을 쏟았다.

 

강미숙 불의 응징 못한 역사가 오늘의 비극 초래

 

강미숙 소셜 컬럼니스트는 긴 관람기를 올렸다.

서울의 봄, 아니 현대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웠던 서울 진격 9시간의 숨막히는 혈투가 벌어진 서울의 밤을 보고 왔다. 치욕, 그것 말고 어떤 말이 어울릴까. 수많은 별들 중 단 세 명을 제외하곤 모두 욕망을 좇아 반란에 가담했다는 게 치욕스러웠고, 43년 후 군복이 양복으로 바뀐 것만 빼면 모든 게 판박이라는 게 더 치욕스러워 엔딩이 다 올라가고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영상의 힘은 역시 세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도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 유신을 관통하던 시기에 청춘을 보낸 이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싶었다.”

 

그의 관심 역시 과거에서 현재로 이동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뜻하지 않게 역사의 한가운데 서게 되었을 때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욕망을 따를 것인가 원칙과 정의를 따를 것인가를 몇 분 안되는 짧은 시간에 결정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유불리를 떠나 원칙과 대의명분을 지키기 위해 투항이 아닌 싸움을 선택하는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역사, 불의를 철저하게 응징하지 못한 역사가 오늘의 비극을 초래했다.

 

그는 정우성을 스타로 만든 영화 비트2016아수라를 만든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만 12세부터 볼 수 있어 공히 전국민 필수 영화라 할 만하다고 상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재무 시인은 “1979년 전두환 하나회 일당의 군사 쿠데타가 오늘의 검찰 독재 시대를 연상시키는 영화라며 우리는 여전히 야만과 광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관람을 강추하며 “2시간 2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몰입감 최고!”라고 극찬했다.

 

그런가 하면 손정은 아나운서는 만약 이태신(정우성 분)이 이겼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라고 자문하며 너무 안타깝고, 너무 충격적이고, 숨이 막혔다고 썼다. 그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는 평도 덧붙였다.

또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흥행세가 예사롭지 않다“1000만 영화에 등극해 침체된 한국 영화계도 살리고 민주화 열기도 이어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출연 배우 등 영화계 인사들도 글 올려

 

서울의 봄출연 배우 등 영화계 인사들도 글을 올렸다.

영화에서 노재현 국방장관을 연기한 김의성 배우는 역사적으로도 꼭 다뤄졌어야 할 중요한 사건을 제대로 다룬 영화이고 김성수 감독의 모든 것이 담긴 어마어마한 영화라며 관람을 권했다.

 

정윤철 영화감독은 “1980서울의 봄이후 닥친 겨울은 매서웠다당시 30대의 감독 하명중은 자신의 세 번째 연출작 가 검열에서 잘리고 심지어 필름을 뺏길까 봐 베를린을 거쳐 칸 영화제까지 직접 필름을 들고 튀었다는 비사를 전했다. 그는 전라도의 한 섬에 사는 주민들의 권력관계적 우화로 서울의 봄을 짓밟은 전두환 군사독재를 풀어냈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조성호 센트럴투자파트너스 상무는 투자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한숨에 읽어 내려갔던 작품이고 읽고난 후 당초 생각했던 투자금을 주저없이 묻고 따블로 가했던 작품이라는 뒷얘기를 소개했다.

 

시민들 끊은 담배가 몹시 생각났다

 

시민들도 열광했다. 일부 시민들은 영화 입장권을 찍어 올리며 인증샷을 올렸다. 분노를 담은 감상평도 올렸다.

 

영화관 바닥에 하나회 XXX들 사진좀 깔아놓고 침뱉기 zone좀 만들어 놓으란 말이다” “끊은 담배가 몹시 생각났다” “통신사 멤버십 공짜 쿠폰으로 보기 미안한 영화였다” “지옥은 있어야 한다. 자연사한 전두환 때문에라도등이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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