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읽다

바둑, 또 다른 이름 ‘수담’

닭털주 2024. 2. 26. 08:44

바둑, 또 다른 이름 수담

입력 : 2024.02.25 20:06 수정 : 2024.02.25. 20:16 엄민용 기자

 

 

지난주 국내 스포츠계는 바둑 뉴스로 출렁거렸다.

··일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과 일본의 최강자들을

연거푸 꺾고 한국에 우승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9단은 바둑 실력이 인공지능에 버금간다고 해서 신공지능으로 불린다.

하지만 혼자 중국과 일본의 최강자 6명을 연이어 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2005국보급 기사로 불리는 이창호 9단이 이 대회에서 홀로 5연승을 거두며

한국에 우승을 안긴 일이 마치 전설처럼 전해 내려올 정도다.

그때 세운 이 9단의 기록들을 신 9단이 모두 갈아치우며

한국을 세계 바둑 최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바둑은 순우리말이다. 하지만 어원은 분명치 않다.

한자로 쓸 때는 주로 ()’를 쓴다.

말고 ()’도 있지만, 는 일본에서 주로 쓰인다.

를 일본 발음으로는 (GO)’라 하고, 일본이 오래전부터 세계에 바둑을 알려온 까닭에

서양에서는 대부분 바둑을 로 부른다.

구글이 인간 대표이세돌 9단에게 승리하며 유명해진 인공지능에 알파고(AlphaGo)’란 이름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알파고는 이름 그대로 최고의 바둑을 의미한다.

 

바둑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즐겨온 놀이로, 바둑 용어인 무리수·자충수·강수·묘수 등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두루 쓰인다.

이런 말들의 는 한자 손 수()’.

바둑이 손으로 하는 놀이이니 당연하다.

이 때문에 바둑을 서로 상대할 때 말이 없이도 의사가 통한다는 뜻에서

수담(手談)’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편 바둑 용어로 한 수만 더 두면 상대의 돌을 잡아먹을 수 있다는 의미의

아다리는 일본말 찌꺼기다.

우리말로는 단수가 바른 표기다.

어떤 틀이나 기대했던 바에 딱 들어맞다는 의미로 쓰는

아다리가 맞다역시 기회가 좋다제격이다등 의미에 맞게 고쳐 쓰는 것이 좋다.

아울러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는 말 꽁수꼼수가 바른말이다.

꽁수연의 방구멍 밑의 부분을 뜻하는 완전히 다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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