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인 나라’ 재상의 조건 김월회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춘추시대 정나라가 있었다.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어 일상이 피곤한 나라였다. 그곳에서 자산이라는 인물이 배출되었다. 공자보다 한 세대쯤 전 사람으로 명재상이었다. 그는 사상 최초로 성문법을 만든 이였다. 그래서 법가식 통치를 비난했던 유학자들에게 비난을 들어왔다. 그러나 공자는 자산을 높게 평가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자산은 옛 성왕의 사랑을 물려받아 행한 이였다”면서 눈물짓기도 했다. 공자가 자산을 높이 평가한 까닭은 그가 22년 재상으로 일하면서 주변 강대국의 외침을 미연에 방지하고, 내정을 잘 돌보아 전쟁이나 정변 같은 혼란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백성들은 한층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평화로운 삶의 실현이 자산 극찬의 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