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와 아Q 김월회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아Q라는 캐릭터가 있다. 루쉰(魯迅)이 지은 의 주인공으로 특유의 ‘정신승리법’으로 꽤 유명하다. 정신승리법이란 예컨대 이런 식이다. 동네 꼬마들이 돌팔매질을 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한 채 집에 와서는 ‘할아버지 같은 이에게 돌팔매질을 하는 것들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 아닌 것에게 당했다고 인간인 내가 화를 내서야 되겠나?’ 하면서 씩 웃으며 일어선다. 이유 없이 돌을 맞았지만 이긴 자는 결국 자신이 된다. 어떤 상황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극강의 ‘멘털갑’이다. 누가 얼굴을 때리면 얼굴로 막고 배를 때리면 배로 막으면 될 따름이다. 그렇게 버텨낸 다음 정신승리법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면 승리는 내 것이 된다. 상처뿐인 승리인 게 걸리지만 멀쩡한 실패보다 낫다고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