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천둥이다
이재훈
아득히 높은 곳에서 넘친다.
우리들의 간원으로 쏟아지는 소리.
사람을 뒤덮고
소원을 뒤덮고
울분을 뒤덮고
단단한 죄악을 뒤덮는다.
작은 돌이 굴러가는 소리.
머릿속이 눈물로 가득하다.
새벽마다 삼각산 나무 밑에서
방언을 부르짓는 사람들.
맨살을 철썩철썩 때리며
병을 고치는 사람들.
소리는 시간을 앞질러 간다.
엄마, 하고 부르면
한없이 슬픈 짐승이 된다.
아주 오래전
돌로 하늘을 내리치면
벼락이 치고 천둥이 울렸다.
천상의 소리가 대답했다.
울 곳이 없어
돌 속으로 들어왔다.
온몸이 징징 울리는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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