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고 꿈꾸지 않으면 서정홍 농부 시인 산골 농부들은 겨울철엔 돋보기를 쓰고 콩을 가리거나,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서 택배로 보내기도 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바쁜 농사철에 하루 농땡이를 피우면 한 달쯤 굶을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이르셨다. 그러나 겨울철에 하는 일은, 오늘 못하면 내일 해도 되므로 몸과 마음이 한가롭다. 농작물을 키우느라 애쓴 논밭만 겨울방학이 있는 게 아니다. 농부들도 논밭과 함께 두어 달은 겨울방학이다. 오늘은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서 청년 농부들과 차 한잔 나누며 자연스럽게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다녔던 학교 게시판에 붙어 있는 희망직종 100가지 가운데 농부는 없었어요. 100가지 가운데 100번째가 ‘기타’인데, 그곳에도 농부는 없었어요. 그만큼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