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2 2

시인들 이병률

시인들이병률 1나이 먹어서도 사람들 친근하게 못 맞아주더니못된 놈처럼 자기만 아느라 독기로 밀쳐만 내더니시인이라고 소개하는 이 앞에선마음이 열리고 바다가 보인다 술 한잔 오가며시인들이 원래 그렇죠, 뭐낯선 이의 말 같다 싶은 말에편 하나 끌어들인 기분 되어진탕 마시고 마시다가 바다 앞에 선다 우리 잘하고 있는 거지?처음 본 사인데 말까지 놓으면서길에 핀 꽃대를 걷어차면서도 시시덕거리는시인들의 저녁식사 유난히 쓸쓸해져 걸어 돌아오면 빈집 가득한 바람누군가 왔다 갔나 킁킁거리면늦은 밤 택시 타면서 밤길 잘 가라고 손 흔들던 시인언제 들렀다 간 건지 바다 소리 들리고무릎까지 들어온 갈대밭에 발자국이 찍혀 있다 2어찌 사는가방에 불은 들어오는가쌀은 안 떨어졌는가 살면서 시인에게만 들었던 말나도 따라 시인에게만 ..

시를읽다 2025.06.02

긁혔네, 그래서 말인데

긁혔네, 그래서 말인데 수정 2025.06.01 20:47 김선경 교열부 선임기자 요즘 젊은 세대들은 누군가 기분 나쁜 말을 했을 때 ‘나 좀 긁혔어’나 ‘긁?’이라는 말을 자연스레 쓴다. 마치 물리적으로 긁힌 듯 들리지만, 사실 이는 감정적으로 동요하거나 삐지거나 불쾌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단순히 신조어의 등장이라고 보기 쉽지만, 어쩌면 우리는 ‘긁다’라는 단어에 숨겨진 더 깊은 의미를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곰곰이 살펴보면 ‘긁다’에는 ‘남의 감정이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자극하다’라는 뜻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다’라는 관용구처럼, 이는 단순히 피부를 긁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감정적 의미도 담고 있었다. 결국 ‘긁히다’가 ‘삐지다’ ‘상처받다’처럼 쓰이는 것은 완전히 새..

책이야기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