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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에 등단을 했다' 이 말의 의미

20.09.15 17:12ㅣ최종 업데이트 20.09.15 17:20'문단에 등단을 했다' 이 말의 의미[시인에 대해 궁금하세요?] 문학인으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는 뜻주영헌(yhjoo) 문단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비슷한 질문으로 '어디에 소속되어 있나요'라는 말도 가끔 듣게 되죠. 소속에 관련한 질문도 문단과 비슷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런 질문에 저는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등단=문단=시인'이라는 공식이 깨어져 버리니까요. '시인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는가?'는 질문도 받습니다. 이 질문은 등단이라는 것이 자격증처럼 이름이 쓰여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등단'이라는 의미 먼저 등단이라는 제도를 알아보겠습니다. ..

책이야기 2025.06.06

돌이 천둥이다

돌이 천둥이다이재훈 아득히 높은 곳에서 넘친다.우리들의 간원으로 쏟아지는 소리.사람을 뒤덮고소원을 뒤덮고울분을 뒤덮고단단한 죄악을 뒤덮는다.작은 돌이 굴러가는 소리.머릿속이 눈물로 가득하다.새벽마다 삼각산 나무 밑에서방언을 부르짓는 사람들.맨살을 철썩철썩 때리며병을 고치는 사람들.소리는 시간을 앞질러 간다.엄마, 하고 부르면한없이 슬픈 짐승이 된다.아주 오래전돌로 하늘을 내리치면벼락이 치고 천둥이 울렸다.천상의 소리가 대답했다.울 곳이 없어돌 속으로 들어왔다.온몸이 징징 울리는 날들이다.

시를읽다 2025.06.06

손톱의 때 [말글살이]

손톱의 때 [말글살이] 수정 2025-06-05 18:49 등록 2025-06-05 17:36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비슷한 말. 발톱의 때. 나의 은사님은 은퇴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경기도 가평 율길리로 들어가 포도 농사꾼이 되었다. 종일 뙤약볕 아래에서 일하다가 해질녘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며 지친 몸을 달랜다. 미끈한 도시 서울에 올 때면 제일 신경 쓰이는 게 손톱에 낀 때. 힘겨운 노동이든 신나는 놀이든, 사람이 땅과 어울렸다는 흔적. 비누칠을 해도 잘 빠지지 않는다. 나도 톱질이든 텃밭 일이든, 뭐라도 작은 일을 할라치면 어김없이 손톱 밑에 때가 낀다. 밥숟가락을 들다가도 슬며시 상 밑으로 손을 내려 파내게 된다. 말에는 그것을 쓰는 사람들의 오래된 생활 방..

연재칼럼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