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순하다’는 것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 올해 만 예순 살이 된다.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환갑잔치를 열었지만, 수명이 길어지고 사람들이 점점 젊어지면서 이제는 거의 사라진 풍습이 되었다. 그렇긴 해도 앞자리가 6으로 바뀌는 소감은 각별하다. 아무리 장수한다 해도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는 짧다는 사실, 그리고 5년 후에 법적으로 노인이 되는 현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생애의 중요한 전환점을 통과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향해 가는가. 노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에서 공자는 나이에 따른 인생의 과업을 설파하면서 60세를 ‘이순(耳順)’의 시기라고 했다. 왜 귀에 주목했을까. 귀는 대다수 동물에게 육체적 생존은 물론 사회생활에서도 핵심적인 감각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