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운명도 사람의 성격이 된다 이병곤 | 제천간디학교 교장 서울에서 40여년, 런던에서 10년6개월 살았다. 비인가 대안학교 교장 노릇 하느라 최근 5년간 산골 생활을 했다. 그 경험이 사물을 달리 보도록 만들었다. 오늘날 도회지 사람들은 15세기 사람들과 비슷하다. 자신이 ‘평면 지구’ 위에 사는 것으로 알았기에 먼바다로 항해하면 추락사할 거라 믿었던 중세인들 말이다. 사람들의 무의식에 ‘탈서울’이란 곧장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로 각인돼 있다. 시골에 살면 생활의 편리를 돕는 망에서 멀어진다. 우리 선고리 마을에서는 관정 물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문제는 갈수기에 발생한다. 눈이 오지 않는 겨울철이나 강우량 적은 계절에 수량이 부족해서 며칠씩 물이 끊긴다. 동네 방송 하기 전 마을 이장의 목소리 가다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