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을 떨다
주상태
수선은 그냥 수선일 뿐이다
결코 아름답지도
결코 노래하지도
결코 미안해하지 않아야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수선 떨지만
그것은 애교
가끔 나의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
소란스러움 속
자유를 구속하는 부산함은
웃음 아닌 절망을 부르지만
아름다운 수선은 꽃을 피우고
이야기를 낳고
차 한잔을 건네고
자전거를 타고 날게 한다
수선 속에서 시를 먹고
친구도 만나고
아몬드 초콜릿 품 안에서 왈츠를 듣는다
바람 차가운 날
갑자기 수선 떠는 것이 아름답지 않음에
목이 메어오고
가슴은 계절 속에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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