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수선을 떨다

닭털주 2024. 2. 11. 09:07

수선을 떨다

 

주상태

 

 

수선은 그냥 수선일 뿐이다

결코 아름답지도

결코 노래하지도

결코 미안해하지 않아야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수선 떨지만

그것은 애교

가끔 나의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

소란스러움 속

자유를 구속하는 부산함은

웃음 아닌 절망을 부르지만

아름다운 수선은 꽃을 피우고

이야기를 낳고

차 한잔을 건네고

자전거를 타고 날게 한다

수선 속에서 시를 먹고

친구도 만나고

아몬드 초콜릿 품 안에서 왈츠를 듣는다

 

바람 차가운 날

갑자기 수선 떠는 것이 아름답지 않음에

목이 메어오고

가슴은 계절 속에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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