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밥을 먹으며
주상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올라온 서울
순대국밥은
우리 삶의 체중계였다
한 그릇 말끔히 비웠던
밥이랑 머리고기는
누구의 양식이었고
구석자리는 우리의 차지였다
얼굴 붉히며 조여드는 수치심보다
매일 아침밥을 걱정했기에
순대
국
그리고 밥은
우리에게 따로 다가왔다
10년이 지난 겨울에
IMF도 지나고
미국발 금융위기도 지났지만
여전히 추운 도시는
한 그릇으로도 겨우 버티고
한 그릇으로 한 사람이 버틴다
눈물보다 한숨이 그립고
아픔보다 사랑이 다가오지만
순대국밥은
가끔 먹는다
이제 순대국밥은
내 몸의 체중계가 되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