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내가 칼럼을 읽고 올리는 이유

닭털주 2025. 6. 30. 20:03

내가 칼럼을 읽고 올리는 이유

 

 

나는 칼럼 읽기를 책 읽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칼럼이 모이면 책 한 권이 되기 때문이다. 책 한 권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글만 찾아 읽는데, 칼럼은 그 이전 단계다. 마음에 드는 칼럼을 찾아서 읽는 셈이다. 그것들이 모여 책이 나왔을 때, 내가 읽은 칼럼이 모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제법 있다. 그건 작가나 편집자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책으로 나오기 이전 내가 좋아하는 칼럼니스트의 글을 가려서 읽는 즐거움이 솔솔하다. 대체로 시사적인 내용이 많지만, 그런 글은 읽고 그냥 소비하고, 의미를 두고 두고 생각할 거라면 올리기도 한다.

 

정치적인 내용은 그냥 읽고 넘긴다. 가슴에 새길 내용이라면 곱씹는다는 차원에서 정리하여 올린다. 일종의 편집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정리할 부분을 밑줄 긋거나 굵게 표시하거나, 행갈이를 한다.

 

하루에 한 편 정도 올린다. 마음에 드는 글이 여럿 있으면 두 편이상 올리기도 한다. 중요한 건 편집한다는 거다. 그냥 복사해서 붙이는 게 아니다. 편집한다는 건, 제대로 읽는다는 거다.

 

예전에는 칼럼부터 읽고 정리했지만, 요즘은 쓰고 싶은 글이 많아서 글부터 쓰고 시간 나면 읽고 정리한다. 갈수록 좋은 칼럼을 찾기 힘들다. 15년 남짓 칼럼을 읽었지만, 문장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가슴을 흔드는 칼럼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왜 그럴까?

한편으론 세상이 너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바쁜 세상 자체가 하나의 칼럼이라는 말이다. 그걸 다르게 표현하기 어렵다는 말. 요즘 <월급사실주의> 소설을 읽고 있다. 우리나라에 사실주의 소설이 찾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이런 현실에 그렇다는 게 좀 그렇다. 논픽션도 아직 우리나라에선 자리잡지 못한 느낌이 든다. 더 많은 논픽션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고. 요즘 산문집을 읽으면서 조금 그런 부분을 해소하고 있긴 하다.

말하자면, 이런 세상을 제대로 꿰뚫어볼 수 있는 칼럼이 나왔으면 하는 거다.

~ 이건 순전히 내 취향이다.

정치 사회문제를 다룬 칼럼이 너무 많다. 그게 없다는 게 아니라, 그걸 다른 시각으로 흥미롭게 접근하는 글이 아쉽다는 말이다. 어쩌면 그 자체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읽을 만하긴 하다. 그런데 비슷한 글들이 많다는 것도 아쉽다는 말.

그냥 사실 전달만을 위한 글을 넘어섰으면 한다는 말.

 

모르겠다. 내가 지나치게 문학적인 문장을 꿈꾸는지도. 그래도 나름 도움이 되는, 책 읽는 즐거움을 주는 칼럼은 많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찾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다른 글쓰기 때문에 요즘 칼럼 찾기에 조금 게으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맛이 사라지는, 밥이 식듯이 맛을 더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조금 애쓰기도 한다.

그런 칼럼을 정리하는 이유는 나중에 다른 글쓰기를 할 때, 참고자료로 쓰기도 하고, 내 논리적이거나 감성적인 생각과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한때 참 열심히 칼럼을 모으기도 했다. 하루에 보통 1시간 남짓. 지금은 고장 10~15분 정도다. 요즘 집 근처 공공도서관에서 책읽는 즐거움에 푹 빠져서다. 그게 쓰고 있는 책에 바탕이 될 것 같은 마음도 있다.

 

내가 칼럼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는 이유와 같다. 다만 시사성을 가진 다는 점에서는 조금 다르기도 하다. 또 매일 뉴스를 보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게 시사성과 비슷한 점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고 싶어서다. 또 칼럼니스트가 생각하는 방식이 흥미로와서다. 어쩌면 산문집 읽는 즐거움과 비슷하기도 하다. 소설 속에만 새로운 세상이 있는 게 아니다. 산문집 속에서도 다양한 삶이 있다. 그런 게 재미있다.

~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나는 이렇게 살아가는데.......

 

추신,

요즘 칼럼 올리는 시간이 많이 다르다. 놓치기도 하고. 누리교실 등등. 일들이 많아지고, 매주 수요일 동대구를 가야하고 등등. 그래도 빼놓지 않고 올리려고 하는 건, 마치 일기 쓰는 것처럼 루틴이 되어서다.

 

2025.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