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모두 진짜잖아요 입력 : 2023.05.08 03:00 수정 : 2023.05.08. 03:02 서정홍 농부 시인 도시 사는 아들네가 찾아왔다. 여기저기 허물어져가는 빈집이 많아 을씨년스럽게 보이는 산골에 찾아오는 까닭이 무얼까? 혼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찾아오는 까닭이 세 가지쯤 되는 듯하다. 첫째는 아직 두 돌도 안 된 아기를 돌보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고, 둘째는 이런저런 골치 아픈 일로 산바람 쐬면서 머리 식히고 싶을 때다. 셋째는 제 어미가 해 주는 ‘산골 밥상’을 받아먹고 싶을 때다. 농사철에 일손 거들고 싶어 오는 것이 아니다. 그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반갑게 맞이한다. 삶이 고달프면 언제든 오라고 덧붙여 말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도시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사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