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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매며 꽃을 생각하다 [김탁환 칼럼]

풀을 매며 꽃을 생각하다 [김탁환 칼럼]  작물을 심은 밭의 풀은 전부 뽑았지만, 비워둔 두 이랑의 풀들은 손을 대지 않았다. 풀씨들이 날아올 테니 당장 없애라는 충고를 내내 듣겠지만, 그 풀들은 그냥 두기로 했다. 경쟁에 방해가 된다고 미리 없앤 풀들은 무엇이고, 그렇게 꼭 없애야만 했는지, 호미를 씻으며 되짚으려 한다.  수정 2024-05-01 00:30등록 2024-04-30 18:38  게티이미지뱅크  김탁환 | 소설가  이틀 꼬박 텃밭에서 풀을 맸다. 초벌매기를 하지 않으면, 봄볕에 자라는 풀을 따라잡기 힘들다. 호미로 흙을 파고 흩을 뿐만 아니라, 어린 작물 주위는 무릎을 꿇은 채 장갑 낀 열 손가락으로 둥글게 훑어내야 한다. 잠깐만 딴생각을 하면 풀을 둔 채 지나치기 쉽다. 감자밭에는 감자..

칼럼읽다 2024.05.01

외로움을 즐길 수 있으려면

외로움을 즐길 수 있으려면입력 : 2024.04.30 20:57 수정 : 2024.04.30. 21:00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11년을 넘겼다. 독신으로 사는 이들의 많은 세태를 잘 반영하는 데다 유명인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해서 시청률이 매우 높다.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이 40%에 육박한다고 하니, 새로운 삶의 패턴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식사 때면 왁자지껄 몰려 다니는 풍경이 여전한 대학가에도, ‘혼밥 환영’을 써 붙인 식당이 늘어간다. 혼자 식당에 가는 게 어색해서 같이 먹을 사람을 찾곤 하던 필자 역시 혼밥 횟수가 늘어났다. 가끔은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혼밥이 가능해진 이유 중 하나는, 혼자 있음을 잊게 만드는 스마트폰이다...

칼럼읽다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