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매며 꽃을 생각하다 [김탁환 칼럼] 작물을 심은 밭의 풀은 전부 뽑았지만, 비워둔 두 이랑의 풀들은 손을 대지 않았다. 풀씨들이 날아올 테니 당장 없애라는 충고를 내내 듣겠지만, 그 풀들은 그냥 두기로 했다. 경쟁에 방해가 된다고 미리 없앤 풀들은 무엇이고, 그렇게 꼭 없애야만 했는지, 호미를 씻으며 되짚으려 한다. 수정 2024-05-01 00:30등록 2024-04-30 18:38 게티이미지뱅크 김탁환 | 소설가 이틀 꼬박 텃밭에서 풀을 맸다. 초벌매기를 하지 않으면, 봄볕에 자라는 풀을 따라잡기 힘들다. 호미로 흙을 파고 흩을 뿐만 아니라, 어린 작물 주위는 무릎을 꿇은 채 장갑 낀 열 손가락으로 둥글게 훑어내야 한다. 잠깐만 딴생각을 하면 풀을 둔 채 지나치기 쉽다. 감자밭에는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