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빚입력 : 2024.08.11 21:07 수정 : 2024.08.11. 21:14 복길 자유기고가 시나리오를 쓰던 친구는 1년 중 절반이 넘는 시간을 24시간 카페의 흡연실에서 보냈다. 테라스를 개조해 만든 흡연실은 밖에서 카페를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드는 공간이었는데, 덕분에 나는 매일 그 앞을 지나며 친구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이 즐거울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유리창 밖에서 바라본 그의 얼굴은 종종 괴롭고 자주 외롭게 보였다. 우리를 한숨 쉬게 하는 것들 나는 이따금씩 아무런 기척 없이 그의 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면 그는 약속도 없이 나타난 나를 멀뚱히 바라보다 ‘죽겠다’는 말을 인사 대신 내뱉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소용없는 위로를 하는 데 몇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