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금을 넘어가 남기고 온 것입력 : 2024.05.14. 20:24 이소영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단과대 리모델링 공사로 연구실을 옮기기 전까지 수년 동안 사용해왔던 공간은 문고리가 헐거워 문이 저절로 열릴 때가 많았다. 시설과 선생님께 말씀드려 몇 차례 손보았지만 여전했다. 그러니 주말이나 늦은 밤 학교에 남아 일할 때면 안쪽에서 문을 잠가두곤 했는데, 마침 그날은 잠그는 걸 깜박 잊었던 모양이다. 클래식 FM을 켜둔 채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끼익’ 하는 소리가 나길래 고개를 드니 닫아둔 문이 어느새 또 스르르 열려 있었다. 볼륨을 키운 것은 아니었으나 이어폰 아닌 스피커를 사용했으니 복도에 얼마간 음악소리가 들렸을 테다. 중간고사를 한 주 앞둔 토요일 오후였고, 같은 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