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에 관한 몽상입력 : 2024.05.02. 20:40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곡우 근처. 이즈음 물에 잠긴 논을 보면 올해 농사를 준비하는 설렘이 가득하다. 논두렁은 논과 논을 구획하는 경계이지만 또한 길고 좁은 밭뙈기이기도 하다. 옛날 모내기 끝내고 어머니는 그 자투리땅도 그냥 놀릴 수 없다며, 호박이나 울콩을 심으셨지. 지난주 고향 가서 논두렁에 서서 술동이에서 막걸리 익어가듯 논바닥에서 뻐끔뻐끔 올라오는 기포를 보았다. 문득 들판의 논들을 아담하게 죄는 이 야무진 논두렁이 어째 꼭 얼굴의 입술 같다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 하나가 흘러나오지 않겠는가. 입술, 인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야 손바닥보다 좁아도 만만한 장소가 결코 아닌 것.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한 퀴즈. 우리가 그 이름을 불러주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