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565

AI, 창작에서 감상의 문제로

AI, 창작에서 감상의 문제로입력 : 2024.07.17 20:40 수정 : 2024.07.17. 20:46 인아영 문학평론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꾸고 있는지. 내가 맡고 있는 대학교 문학 글쓰기 강의에서는 특히 난감하고 까다로운 문제다. 교재에는 AI에 관해 필수적으로 가르치게 되어 있지만,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가 챗GPT로 쓴 것은 아닌지 검사해야 하고, 어떤 학생들은 AI에 대해 나보다 훨씬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한창 변화하는 와중에 무언가를 규정해서 지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최대한 안전하고 윤리적인 선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강의를 마친 뒤 당부를 덧붙이게 된다. 이것은 현재 시점의 가이드라..

책이야기 2024.07.20

온라인이 편하다는 거짓말

온라인이 편하다는 거짓말입력 : 2024.07.18 20:38 수정 : 2024.07.18. 20:42 최정화 소설가  쿠팡은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고용증가율을 보이며 올해 노동자 7만1370명을 고용해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노동자들의 사고·질병 건수도 2015년 29건에서, 2020년 758건으로, 2022년엔 2300건으로 급증했다. 쿠팡의 산재율은 동종업계인 CJ대한통운, 로젠, 한진의 산재를 합한 것보다 25~28배가량 높다. 지난 9일 새벽 폭우가 내릴 때 배송을 강행하던 쿠팡 노동자가 또다시 사망했다. 쿠팡은 불안정고용, 야간노동, 장시간노동, 로켓배송, 시간당 물품처리개수를 측정하는 uph(unit per hour) 시스템 등으로 노동자를 압박한다. 이는 자동화로 인한 전 세계 노..

칼럼읽다 2024.07.19

삶을 빛나게 하는 고마운 친구

삶을 빛나게 하는 고마운 친구입력 : 2024.07.14 20:35 수정 : 2024.07.14. 20:38 서정홍 산골 농부  마을회관에서 아지매(할머니)들과 ‘몸살림운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가끔 마음을 짠하게 하는 말씀이 있다. “아이고, 치매 들기 전에 얼릉 죽어야지.” “그래그래, 아프지 말고 오늘밤에라도 집에서 잠결에 고마 죽으모 얼매나 좋겠노.” “아니, 그게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이가.”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이것뿐이다. “요즘 도시고 농촌이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암이 아니라 치매래요. 그러니까 방에 혼자 있지 말고 산책도 하고 마을회관에 와서 저랑 같이 몸살림운동도 해요.” 그럴 때마다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

칼럼읽다 2024.07.16

빚더미에서

빚더미에서입력 : 2024.07.14 20:31 수정 : 2024.07.14. 20:32 복길 자유기고가  경기 양주시에 있는 ‘두리랜드’는 배우 임채무가 34년째 운영하고 있는 테마파크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폐업위기까지 맞았으나, 현재는 시설을 증축하고 직원을 늘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양지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두리랜드에 한 번도 방문한 적 없지만, 이상하리만큼 자주 그곳을 떠올리는데, 이것은 공간 자체에 대한 호기심 때문은 아니다. 임채무는 종종 TV에 출연해 두리랜드를 운영하며 생긴 채무가 150억원이라는 말을 하고는 했다. 본인의 이름을 ‘임채무’가 아닌 ‘채무왕’이라고 고쳐야 한다면서…. 개인이 놀이동산을 운영하기 위해 그만한 빚을 냈다는 것도 나로서는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데, 그것을 ..

칼럼읽다 2024.07.16

안개비나 이슬비보다 굵은 가랑비

안개비나 이슬비보다 굵은 가랑비입력 : 2024.07.14 20:31 수정 : 2024.07.14. 20:32 엄민용 당신은 우리말을 모른다> 저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표현이다. 어린아이를 제외하고 누구나 그 의미를 알 법한 말이다. 그러나 국어사전의 의미만 놓고 보면 이 표현은 조금 이상하다. 가랑비는 가늘게 내리기는 하지만 빗줄기가 제법 굵기 때문이다. 비를 맞는 순간 대번에 ‘옷이 젖겠다’는 걱정이 들 정도다. 표준국어대사전>도 가랑비가 이슬비보다 굵다고 뜻풀이를 해놓았다. 이슬비는 빗줄기가 가늘어서 안개처럼 부옇게 보이는 비다. 이런 이슬비보다 더 가는 것이 안개비이고, 안개비보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16

저 바다의 기억

저 바다의 기억입력 : 2024.07.10 20:41 수정 : 2024.07.10. 20:47 김홍표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   입담 좋은 저술가 빌 브라이슨은 책 바디>에서 인간의 몸이 59개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중 수소와 산소, 탄소, 질소, 칼슘과 인 등 6가지가 전체 원소의 99%를 점유한다. 무게로만 따지면 산소가 60%를 넘는다. 자연계에서 가장 가벼운 축에 속하는 산소와 수소 기체가 만나 무거운 액체인 물을 만들고 그 물이 우리 몸의 60% 넘게 차지하기 때문에 숫자로만 따지면 수소가 압도적으로 많다. 미량 원소들도 적지 않다. 예컨대 수소가 3억7500만개라고 치면 철은 2680개, 코발트는 1개, 요오드는 14개 존재한다. 하지만 숫자가 적다고 해서 이들 미량 원소를 무시할..

칼럼읽다 2024.07.15

비통한 삶이라 웃을 수 있다

비통한 삶이라 웃을 수 있다기자김은형수정 2024-07-11 14:02 등록 2024-07-11 10:55  영화 ‘퍼펙트 데이즈’. 티캐스트 제공  비슷한 성향의 ‘중년 구락부’ 아니랄까 봐 요즘 내 페이스북 피드는 최근 개봉한 영화 ‘퍼펙트 데이즈’ 예찬으로 도배돼 있다. 나 역시 이 영화 전도사가 되어 성실한 전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인생의 새로운 좌표를 만난 듯한 찬사를 반복해 듣다 보니 내 비뚤어진 마음에 의심의 작은 모닥불이 지펴진다. 나는 정말 영화 속 히라야마(야쿠쇼 코지)의 삶에 반한 것일까? 정말? ‘퍼펙트 데이즈’는 이율배반적 표현이지만 ‘나는 자연인이다’의 도시 버전 같은 영화다. 육십 대 후반 정도로 추정되는 독신의 히라야마는 매일 새벽 눈을 뜨면 집 앞 자판기에서 커피 한 캔을 ..

칼럼읽다 2024.07.14

나는 노션으로 글을 쓴다

나는 노션으로 글을 쓴다과거에 쓴 글도 재활용이 가능하다24.07.08 09:40l최종 업데이트 24.07.08 09:40l 유정렬(pass0131)  ▲ 잘 쓰지는 못한 글도 잘 저장해 둔다.ⓒ Photo by Alex McCarthy   몇 년 전부터 취미로 글을 써왔다. 몇 개의 글 빼고는 항상 SNS나 글쓰기 플랫폼에 올렸다. 글이란 건, 결국 독자가 있어야 생명력을 얻는 법이니까. 글쓰기 초보였던 나는 일필휘지는 꿈도 못 꿀 수준이었다. 당연히 어딘가에 먼저 쓴 다음 퇴고를 거쳐 최종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내 노트북에는 내가 써온 모든 글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부터 워드나 한글에는 글을 쓰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탓인데 뭐랄까 너무 익숙한 그 프로..

책이야기 2024.07.14

바닷물 스승님

바닷물 스승님입력 : 2024.07.10 20:44 수정 : 2024.07.10. 20:49 임의진 시인  매일매일 꿈에도 바라는 방학이 가능하단다. 서울시 지하철 1호선 방학역에 내리는 방법. 그딴 짓 따라 했다간 학교에서 평생 방학 통지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방학인데, 아이들이 보이질 않아. 학원가에 가면 쥐꼬리라도 보일까. 방학은 왜 이다지 짧은지. 또 숙제가 골머리를 앓게 해. “해가 다 저물도록 계단 앞에 서서 우리는 그토록 오랫동안 움직일 줄 몰랐는데, 집은 여전히 멀고 방학은 벌써 끝나가는데.” 이장욱 시인의 시 ‘방학 숙제’는 영희와 철수의 무의식에 깔린 짧은 방학과 같은 인생의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 푹 자고 나면 ‘오후만 있는 일요일’, 또 푹 놀고 나면 어느새 끄트머리 며칠 남은 방학..

카테고리 없음 2024.07.14

당진 와글와글 시끌벅적 도서관의 무한 변신

당진 와글와글 시끌벅적 도서관의 무한 변신당진시립도서관에서 열린 특별한 사일런트 공연24.07.08 14:24l최종 업데이트 24.07.08 14:24l 김정아(byspirit36)  ▲ 와글와글시끌벅적 도서관에서 디제잉을 맡아 행사를 시작한 강진호 대표 몸부림강진호 대표는 지역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디제잉 공연을 시작했다ⓒ 김정아  지난 6일 당진시립도서관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의 '사일런트 공존 공연'이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이 행사는 비보잉 댄스와 저글링 쇼 등 다양한 공연을 무선 헤드폰을 통해 즐길 수 있는 형식으로 진행, 소음 걱정 없이 모든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출 수 있었는데요. 특히, 바모스 크루(VAMOS CREW)의 댄스 공연이 ..

책이야기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