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강맑실 | 사계절출판사 대표 비는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았을까. 지난해 5월은 한달 내내 비가 내렸다. 일산에 있는 동네책방을 찾아간 그날도 비가 왔다. 책방에서 독자들과 미팅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둠 속에서 비는 순한 안개비로 바뀌어 있었다. “나를 갈아 넣어가며 책방 일을 하고 있어요.” 생맥줏집에 들어가 맥주 한잔을 단숨에 들이켠 책방 주인장이 말했다. 여느 책방 못지않게 독자를 위한 수많은 프로그램과 저자 강연을 일년 내내 진행하면서 동네 네트워크의 한축을 일궈낸 분이었다. 생맥줏집 천장의 불빛 탓인지 얼굴은 창백했고 커다란 눈은 허공을 바라보며 다음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기를 갈아 넣으며 살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그런 말 하지 마.”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