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전 칼럼]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홍은전 | 작가·인권 동물권 기록활동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생각보다 더 심란했다.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다 곳곳에 걸린 펼침막 때문에 몇번이나 눈을 질끈 감았다. 페미니스트인 친구는 현실이 눈 뜨고 보기 괴로우니 판타지나 픽션의 세계로 도피하라고 조언했다. 아름다운 것을 떠올리라고. 그래서 나는 김정하를 생각했다. 저항하는 인간들을 기록하는 게 내 일이다. 그들은 모두 복잡하고 미묘해서 고유하게 아름답지만, 그중에 김정하는 단연 독보적인 데가 있다. 무언가 아주 전형적인데 그래서 몹시 희귀하달까. 열일곱살의 정하는 모임을 무려 네개나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그중 하나는 장애인시설에 봉사하러 가는 비밀 동아리였다. 그 시설은 정하가 중학생 때부터 교회 사람들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