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366

이야기 만들기

이야기 만들기 입력 : 2023.01.28 03:00 수정 : 2023.01.28. 03:02 신예슬 음악평론가 지난 연말, 음악가 동료들과 작은 타악기를 연주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려 했다.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림책을 만들고, 그 그림책 안에 연주를 위한 기호를 그려 넣어,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잘 어울리는 소리를 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이야기에 짧은 연주를 곁들여보는 접근이 가능한지 실험해 보는 정도였고, 그러기 위해서는 연주를 틈틈이 집어넣을 수 있을 만한 느슨한 이야기가 필요했다. 소리 구성이야 늘 해왔지만 이야기 구성이라고는 경험이 없던 우리는 아주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 뼈대를 만들어 어떻게든 살을 붙여봤다. 이야기라면 주인공이 있어야겠다는 생각, 그리..

책이야기 2023.01.28

책방골목에도 봄이 오는 소리

책방골목에도 봄이 오는 소리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책 다섯 권 모양 ‘아테네 학당’ 보수동 르네상스 이끌까 보수동 책방골목에 거대한 책 다섯 권이 세워진 모양의 ‘아테네 학당’ 건물이 들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찬 기자 ‘책의 위기’가 시작된 지는 오래되었다.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다. 출판사와 독자가 많아 ‘출판 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조차 서점 수가 지난 10년간 30% 감소했다고 한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25년 만에 종이 전단지를 전부 없애고 모바일 전단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사소해 보이는 종이 전단지의 종말, 어쩌면 먼저 온 미래일지도 모른다. 보수동 책방골목의 위기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80년대 후반 70여 곳에 달하던 보수동 책방골목의 서점은 현재 31곳으로 ..

책이야기 2023.01.28

풀무질 ‘문 닫았다’는 ㅁ일보 논설위원님께 [전범선의 풀무질]

풀무질 ‘문 닫았다’는 ㅁ일보 논설위원님께 [전범선의 풀무질] 전범선 | 가수·밴드 ‘양반들’ 리더 지난주에 황당한 기사를 읽었다. 이현종 논설위원은 ‘문재인의 책방’이라는 칼럼에서 사회과학 서점의 죽음을 이야기했다. 80년대 대학가에는 “빨간 책”을 팔면서 운동권 학생의 아지트 역할을 하는 책방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 평산마을에 책방을 열기로 했다. 친문 계파가 모이는 정치적 공간이 될 것이 뻔하다. “잊혀진 삶을 살겠다”는 전직 대통령의 행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글의 요지였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잘못 알렸다. 이 위원은 과거 유명했던 대학가 인문사회과학 서점을 차례로 읊었다. 서울대 앞 ‘광장서적’, 김문..

책이야기 2023.01.28

눈물이 바다가 되는 일

눈물이 바다가 되는 일 입력 : 2022.12.08 03:00 수정 : 2022.12.08 03:04인아영 문학평론가 한 해를 정리하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자꾸만 지난 일 년을 돌아보게 되는 나날. 연말에 함께 읽고 싶은 소설이자 올해 읽은 가장 아름다운 소설 중 하나로 현호정의 ‘한 방울의 내가’(‘릿터’ 2022, 10/11월호)를 소개하고 싶다.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있는가 하면 자꾸만 의문을 품고 다르게 살아보려는 존재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물방울도 그렇다. 자고로 물이라면 강, 바다, 비, 눈, 수증기, 얼음으로 끊임없이 순환해야 하는 법. 지구 어디에선가 발생해, 더 커다란 물과 합쳐지거나 더 작은 물로 나뉘며, 기화되거나 액화되면서 형태를 바꾸고, 거듭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

책이야기 2023.01.23

여기 시인의 마을에서는

여기 시인의 마을에서는 이십대 청년이 먼저 읽고 그리다. 김예원 [김여사의 어쩌다 마을] ‘시월애’는 우리 동네의 시 모임이다. 듣기만 해도 시심이 동할 듯한 이 이름은 ‘시를 넘어 사랑으로’란 뜻이란다. 도서관 동아리모임에서 시작해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문학의 궁극은 삶에 대한 사랑이니 참 멋진 이름이다. 참여하는 이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퇴직 교사, 손만두집 사장님, 디자이너 등 직업도 나이도 제각각이다. 나의 친구인 시인 애라도 시월애의 회원이자 정신적 리더다. 회원들은 매주 모여 시를 낭독하거나 직접 시를 써서 나눈다. 저마다의 색채와 온도는 다르지만 시에 대한 사랑, 문학에 대한 열정만은 한결같이 뜨겁다. 시를 사랑하는 이웃들과 함께 산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한때 동네에는 ‘우주회’라는 모..

책이야기 2023.01.23

출판사의 역할,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출판 에이전시] 지금 바로 여기는 K-출판의 기로다 출판사의 역할,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김성신(출판평론가) 2022. 7. 불황이라 부르지 맙시다 “한국 출판의 현황을 불황이라 부르지 말아야 합니다.” 출판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종종 서두로 꺼내 드는 말이다. “‘불황’이란 단어는 ‘호황’이라는 단어와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불황이라고 말하면, 호황이라는 단어도 자동 연상됩니다. 그런데 이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닥쳐온 이 불황을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호황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그런데 결코 호황으로 반전되지 않을 상황이라면, 그게 너무나 뻔하다면, 이를 불황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부르는 게 마땅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해결책을 원한다면, 정확한..

책이야기 2023.01.17

정신과에 간 스터디카페 사장님이 받은 처방

정신과에 간 스터디카페 사장님이 받은 처방 하이퍼리얼리즘 소설 를 읽고 22.09.03 19:45l최종 업데이트 22.09.03 19:45l 김지은(whitekje) 올해 초, 남편이 좋은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다고 했다. 바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무인 점포. 한 무인 점포의 본사 직원에게 직접 들었는데 매일 한두 시간 물건을 정리하고 청소만 하면 된단다. 무인 점포는 초기 비용이 그리 많이 들지 않아 자기가 대출을 받아 투자하고 부모님이 아르바이트식으로 관리해 주시고 내가 매니저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남편은 자기가 언제까지 회사에서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고 내 벌이는 불규칙적이고 얼마 되지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노후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아동 출판 관련 프리랜서만 십 년 이상 해왔는데..

책이야기 2023.01.17

문학을 위한 사정

문학을 위한 사정 원도 | 작가·경찰관 요즘 아주 곤혹스러운 사정이 생겼다. 정말로 글이 안 써진다. 진작 탈고했어야 할 에세이 원고는 통 진척이 없고 내년 상반기 탈고해야 하는 소설 원고는 뭉툭한 단상만 툭툭 뱉고 있다. 칼럼 연재만 겨우 맞추고 있는 셈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메모를 손에서 놓지 않는 것도 모자라 혹여 모아둔 언어가 새어나갈까 일기도 조심히 쓰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어지는 직선 위의 하루일 뿐인데. 그 하루를 차지하던 덩어리의 주체가 달라진 이유가 있을까. 오랜 친구는 내가 더 이상 우울하지 않기 때문에 예전만큼 글을 쓰지 못하는 거라고 나름의 진단을 내려주었다. 친구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확실히 개인적인 사정이 나아지긴 했다. 삼십대..

책이야기 2023.01.15

로봇 같은 직장생활... 이 책을 읽고 변했다

로봇 같은 직장생활... 이 책을 읽고 변했다 김영하의 를 읽었습니다 22.08.08 16:16l최종 업데이트 22.08.08 16:16l 장순심(baram1177) 학기 초 교사 동아리가 몇 개 만들어졌다. 그 중 코바늘 동아리와 독서토론 동아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각자 자신의 생활을 얘기하며 코바늘을 배우거나, 부담 없는 책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비록 한 시간이지만 두 모임은 사실상 수다를 위한 시간이었다. 목적 없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없고 그럴 짬도 없는 학교 생활 속에서 비록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동아리 모임은 이곳도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부서가 다르면 만날 수도 없던 사람과도 내면을 터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되었다. 숨 돌릴 수 없을 ..

책이야기 2023.01.04

공부 모임에 책 발간까지... 이런 타운하우스가 다 있네요

공부 모임에 책 발간까지... 이런 타운하우스가 다 있네요 용인시 처인구 더불어숲 타운하우스... 코로나 생존기 담은 책 펴내고 주민 펀딩까지 22.09.12 12:16l최종 업데이트 22.09.12 12:16l 용인시민신문 신나리(yongin21) 사는이야기인천경기 공부 모임에 책 발간까지... 이런 타운하우스가 다 있네요 용인시 처인구 더불어숲 타운하우스... 코로나 생존기 담은 책 펴내고 주민 펀딩까지 22.09.12 12:16l최종 업데이트 22.09.12 12:16l용인시민신문 신나리(yongin21) ▲ 용인 더불어숲 타운하우스 공부모임 ‘라이크북’ 회원들이 문집을 냈다. ⓒ 용인시민신문 202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단체 활동이 제한되던 시기였다. 팬데믹은 용인시 처인구의 돌봉산 아래에 있는..

책이야기 202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