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366

작은도서관의 독서실 변경? 이것이 문제입니다

작은도서관의 독서실 변경? 이것이 문제입니다 [주장] 작은도서관 죽이기를 멈추고 지원방안을 모색하라 23.04.30 14:04l최종 업데이트 23.04.30 14:04l 배찬민(vogonspoetry) 문헌정보학과에 재학중이던 시절, 일일 실습을 나간 동네의 작은도서관은 아이들의 방과후활동을 책임지는 곳이었다. 작은도서관 사서들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자 사회적 돌봄을 수행하는 사람들이었다. 사서들은 뿌듯하게 실습을 마친 우리에게 질문이 있냐고 물었고, 가슴 벅찬 소감을 말하는 학생들의 발언 끝에 한 사서가 우리에게 물었다. "왜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작은도서관이 있어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모두 답하지 못했다. 그는 작은도서관의 존재가 도서관계에서 가지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말만 짧게 덧..

책이야기 2023.04.30

쏟아지는 닭뼈에 마음이 와르르... 이러지 맙시다

쏟아지는 닭뼈에 마음이 와르르... 이러지 맙시다 최훈, 23.04.28 15:33l최종 업데이트 23.04.28 15:33l 글: 최문희(moonf69)그래픽: 고정미(yeandu) 도난, 재난, 침략 따위를 염려하고 사고가 나지 않도록 미리 살피고 지키는 일. '경비(警備)'의 사전적 의미이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경비원이라고 부른다. 휴일의 산책길에서, 야근을 마친 퇴근길에서 파란 옷을 입은 사람이 밤을 지키는 일과를 때때로 마주한다. 나는 그들을 재빨리 스쳐 지나쳤다. 내 집이 아닌 건물 구역을 얼른 지나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분명한 건 그들은 너무 이른 시간, 너무 늦은 시간마다 어둠을 밝힌 채 빗자루나 포대를 들고 있었다. 유니폼이 주는 착란은 편리한 것이어서 옷이 감싸고 있..

책이야기 2023.04.30

스마트폰 하나면 만들 수 있는, 영화와 친해지기 책 <10대와 통하는 영화 이야기>

스마트폰 하나면 만들 수 있는, 영화와 친해지기 책 23.04.07 13:28l최종 업데이트 23.04.07 13:28l 이명옥(mmsarah) "철수의 영화적 상상력과 영희의 영화적 상상력이 저마다 다른 영화를 만듭니다. 이것은 자연스럽지만 한편 기적과도 같은 일이에요. 세상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으로 여러분의 세상을 넓히고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만든 영화가 잠자던 세상을 깨우는 그 날, 세상이 더욱 아름답고 따뜻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 이제 청소년 여러분들의 아름다운 영화를 기다리겠습니다." -본문에서 영화의 모든 것을 쉽게 이해할 책이 나왔다. 이지현 작가의 (철수와영희 출판사)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책은 영화란 무엇일까를 시작으로 영화의 과거와 미래, 영..

책이야기 2023.04.30

국어교사모임 추천 도서지만 수업시간엔 읽을 수 없어요

국어교사모임 추천 도서지만 수업시간엔 읽을 수 없어요 입력 : 2023.04.08 03:00 수정 : 2023.04.08. 03:02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 어느 고등학교의 국어 교사가 학생들과 시 수업을 할 시인을 한 명 추천해 달라고 했다. 나는 내가 아는 젊은 시인 K를 추천했다. 그는 학교폭력의 아픔을 가진 사람이고, 그러한 폭력에 대한 천착을 계속 시도한다.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아니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어서, 그와 관련한 시를 쓰고 학생들과 함께 낭송한다. 언젠가는 집 인근의 학교 정문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신의 시를 학생과 교사들의 등교시간에 맞추어 낭송하고 있는 그를 보고, 그의 진정성이란 의심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국어 교사는 나에게 취지도 참 좋..

책이야기 2023.04.09

이야기꾼과 작가 사이

이야기꾼과 작가 사이 입력 : 2023.04.07 03:00 수정 : 2023.04.07. 03:04 강유정 강남대 교수·영화평론가 키가 2m쯤 되는 개구리가 갑자기 나타나 함께 도쿄를 구하자고 한다. 은행에서 융자관리를 한다지만 빚 독촉이 주 업무인 남자더러 지진의 원흉, 지렁이와 싸우자니 어리둥절하다. 지금 그가 도와주지 않으면, 지렁이가 2월18일 아침 8시 반쯤 도쿄를 덮쳐 15만명이 죽게 될 거라고 겁도 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의 시작 부분이다. 소설은 1995년 고베 대지진 발생 4년 후인 1999년에 발표되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진)에 나오는 미미즈, 지렁이가 여기에도 등장한다. 의 미미즈, 지렁이도 지진을 일으킨다. 우리가 사는 세계와 미미즈의 세계 사이에 문이 ..

책이야기 2023.04.09

경기도와 함께 한 4년간의 여정, 그 끝을 맺다

경기도와 함께 한 4년간의 여정, 그 끝을 맺다 경기별곡 시리즈 3권 출간 23.03.29 08:11l최종 업데이트 23.03.29 13:28l 운민(ugzm) ▲ 여기 새롭게 경기도 이번에 출판된 경기별곡 3권 는 우리 주변의 신도시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 운민 경기별곡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당시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해외로 나가기도 힘든 여건 속에서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 있던 우리 주변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보여주기 위해 과감히 경기도의 각 고장 속으로 뛰어들었던 세월이 마치 엊그제 같다. 인구 1400만 명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지자체가 되었지만 한정적인 키워드로만 경기도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 각 고장에 드리워져 있는 아파트, 부동..

책이야기 2023.04.05

밤을 포옹하기 위하여

밤을 포옹하기 위하여 입력 : 2023.03.30 03:00 수정 : 2023.03.30. 03:02 인아영 문학평론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미래로 나아가길 원하는 사람과 과거로 돌아가길 바라는 사람. 미국의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이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계속 움직이려는 사람들과/ (…)달리던 궤도에서/ 멈추어지길 원하는 사람들”(‘신실하고 고결한 밤’)로 나뉜다고. 왜 누군가는 앞을 향해 멀쩡히 나아가는 동안 다른 누군가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걸까? 단지 나이가 들기 때문일까? 글릭이 70대에 접어들면서 쓴 열두 번째 시집 (정은귀 옮김, 시공사, 2014/2022)에는 그와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녀가 202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스웨덴 한림원이 찬사를 보..

책이야기 2023.04.02

“~다”의 감옥

“~다”의 감옥 게티이미지뱅크 [크리틱] 정영목 | 번역가·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 “다”는 내가 가장 많이 쓰는 글자는 아니라도, 입으로 말한 횟수 대비 글로 적은 횟수의 비율은 아마 가장 높을 듯하다. 방금도 “다”라고 쓰고 마침표를 찍었고 또 지금 그걸 반복하고 있“다.” 우리 글의 종결어미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오래 쓰다 보니 전에 없던 쇠창살이 어렴풋이 보이는 듯도 하다. 아, 이곳은 그동안 쓴 “다”가 쌓여 만들어진 감옥인가? 아닌 게 아니라 가라타니 고진은 (박유하 역)에서 이런 종결어미(그쪽도 “~다”이다)를 사용하는 방식을 “우리를 가두고 있는 것”이자, “확립되자마자 그 기원이 망각되는 장치”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이 “~다”체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게,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란 ..

책이야기 2023.04.02

소설가, 서점 주인, 내과의사... 1인 3역으로 사는 것

소설가, 서점 주인, 내과의사... 1인 3역으로 사는 것 [인터뷰] 장편소설 펴낸 김강 작가 23.03.31 13:44l최종 업데이트 23.03.31 13:44l 홍성식(poet6) 한 사람이 자신의 열정을 나눠 실수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일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사실 '제대로 된' 한 가지 일만 하기에도 벅찬 게 인간의 생이고 능력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소설가 김강(51)은 특이하고 돌올한 인간이다. 그는 2017년 '심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소설가인 동시에, 경북 포항의 문학전문 서점 '책방 수북'의 주인이고, 내과의사이기도 하다. 아니, 하나가 더 있다. '책방 수북' 내부엔 '도서출판 득수'가 있고, 그는 이 출판사의 대표다. 작가와 의사, 거기에 출판인의 역할까지 하다 보니 김 작가..

책이야기 2023.03.31

외로워서 시작했는데 6권 출간...제주가 궁금한 '할아버지 학생'

외로워서 시작했는데 6권 출간...제주가 궁금한 '할아버지 학생' [제주 사름이 사는 법] 권무일 작가 23.03.18 19:10l최종 업데이트 23.03.18 19:10l 황의봉(heb8610) "여든 넘어 쓴 두 번째 학사모… '또 다른 20년 살 것'". 지난 2월 제주의 한 일간지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배우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노년에 이르러 대학 공부를 했다는 사연은 가끔 접하지만, 80살이 넘어 두 번째 학사모라니. 연락처를 알아내고 마침내 마주 앉았다. 권무일, 81세,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 졸업, 대기업 임원과 중소기업 사장, 제주 생활 20년 차에 한라대학교 관광일본어과 졸업. 그는 뜻밖에도 소설가였다. 66세에 수필로 등단했고, 지금까지 6권의 저작물을 냈다. 수상록을 제..

책이야기 2023.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