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읽다

대체육은 ‘고기’인가

닭털주 2022. 2. 28. 12:48

대체육은 고기인가

도재기 논설위원

 

 

 

호주 대체육 전문기업 브이투푸드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 프레시지 제공

 

대체육은 맛과 식감·형태를 기존 소·돼지고기 등과 흡사하게 만든 인공 고기다.

채식주의자들이 찾는 비건 식품이자, 한때는 콩고기로도 불렸다.

식물 성분의 식물성과 동물세포 배양을 통한 동물성으로 나뉘는데, 기술 발전으로 지금은 고기와 구별하기 쉽지 않을 정도이다.

대체육 기술은 미래 기술로도 주목받는다.

대체육 시장은 채식주의 열풍과 기후위기에 따른 친환경 및 동물권에 대한 관심 증가 등에 힘입어 국내외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으로 2040년쯤이면 대체육이 기존 육류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젊은층의 대체육 관심과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대체육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예기치 않은 명칭 표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축산업계가

대체육에 고기’ ‘’ ‘미트(Meat)’란 표기를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원료가 고기가 아님에도 고기인 것처럼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기라는 말 대신 축산대체식품’ ‘세포배양식품등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체육 업체들도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지자체마다 사용하는 표기가 달라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대체육과 관련된 명칭과 정의·식품 분류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결국 식약처가 해결책 모색에 들어갔다.

표기를 둘러싼 논란은 해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고기라는 말을 사용할지 여부를 달리 규정하고 있다.

 

대체육 명칭 논란은 문득 고기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엉뚱한 질문도 하게 만든다.

인공지능(AI) 발달로 가상 인간이 등장하면서 인간과 가상 인간의 차이점을 찾아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며 벌어진 논쟁도 떠오른다.

대체육 명칭 표기 논란은 대체육 시장이 급성장한 데 따른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장이 커지면 기존 시장과 마찰과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축산업계와 대체육 식품업계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서로의 시장을 함께 육성시켜가는 윈윈방식을 선택하면 좋겠다.

대체육에 어떤 명칭이 붙여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