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에 담긴 슬픈 이야기입력 : 2024.05.07 20:18 수정 : 2024.05.07. 20:19 안재원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눈이 부시게 푸른 날이다. 자연이 고마운 나날이다. 이렇게 고마움을 제공하는 신록의 뒷면에는 이런 슬픈 이야기도 숨어 있다고 한다. 로마의 이야기꾼 오비디우스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아폴로는 다프네를 마주치게 된다. 황금 화살을 맞은 아폴로는 사랑의 화염으로 불타오른다. 납 화살을 맞은 다프네는 아폴로의 사랑을 피해 달아난다.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쪽에서는 좋은데, 저쪽에서 싫어하는 상황을 말이다. 이런 상황에 처할수록, 덤벼드는 마음은 더욱 불타오르고 도망치는 사람의 마음은 더욱 얼어붙는다. 아폴로는 손가락, 어깨, 하얀 팔에 감탄하고, 드러나지 않은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