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의 열 번째 뜻입력 : 2024.05.15 20:54 수정 : 2024.05.15. 20:55 오은 시인 어릴 때는 바쁜 사람이 멋져 보였다. 그런 사람들은 TV에 자주 나왔는데, 목소리나 손동작에도 당당함이 묻어 있었다. 정장을 입은 채 출근하고 회의하고 종일 바쁘게 일하면서도 엷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퇴근길 손에 들린 서류가방엔 비밀문서가 들어 있을 것 같았다.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을 때조차 멋져 보였다. 영웅은 위기를 극복하며 더 강해지는 법이니까. 바쁜데도 여유를 잃지 않고 철두철미하게 일을 처리하는 그 모습을 닮고 싶었다. 저 때를 떠올리면 아득하다. 직장을 퇴사한 지 어느덧 8년이 되었고 정장을 입고 외출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류가방을 드는 대신 에코백을 메는 일이 많고 고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