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46

기계가 쓴 글과 사람이 쓴 글 어떻게 다른지, 저는 압니다

기계가 쓴 글과 사람이 쓴 글 어떻게 다른지, 저는 압니다시민기자로 활동한 지 7개월 만에 제 이름 적힌 명함을 받았습니다24.12.24 16:02l최종 업데이트 24.12.25 12:09l 전영선(jejenanal)  남편이 얼마 전 2025년 한국 소설의 트렌드를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다면서 그 대답을 카톡 메시지로 보내왔다. 챗지피티가 "2025년 한국소설의 트렌드는 다음과 같은 흐름이 예상됩니다."라는 답과 함께 내놓은 대답은 다음 7가지였다. 첫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노벨문학상 효과가 지속되어 철학적, 사회적 메시지가 담은 소설이 늘어나고, 이러한 작품이 대중적인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둘째, 융합 장르와 실험적 서사가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았다. 판타지, SF, 로..

칼럼읽다 2024.12.26

여대·지방대의 가치는 선택한 학생들이 안다 [왜냐면]

여대·지방대의 가치는 선택한 학생들이 안다 [왜냐면]수정 2024-12-23 18:49 등록 2024-12-23 15:47 최윤희 |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대학가에서는 앞으로 15년을 한국 대학의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당장 학교에 학생이 없어서 대학의 존폐를 논하는 건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2040년에는 신입생이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교육부는 대학이 마주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글로컬 대학 30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상황이 특히 심각한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지역 균형발전과 연계한 대학 모델을 제시한 대학 1곳당 5년에 걸쳐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4월23일 필자가 재학 중인 부산대가 부산교대와의 통합안..

칼럼읽다 2024.12.26

밥심과 갈무리

밥심과 갈무리입력 : 2024.12.25 20:55 수정 : 2024.12.25. 20:57 오은 시인  “나라 꼴이 말이 아니야!” 식당에 앉아 있는데 안쪽 테이블에서 포효하듯 들려온 말이다. 그러자 부끄럽다는 말, 뻔뻔하다는 말, 지금이 21세기가 맞느냐는 말이 연이어 쏟아져 나온다. TV 화면과 테이블 위를 번갈아 쳐다보던 사람들이 밥을 욱여넣는다. 밥심으로 다시 일해야 한다고 한탄한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닌데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든 손으로 새벽까지 물건을 날라야 한다고 한다. 한동안 뉴스를 보는 게 괴로웠다. 새 소식이 늘 희망적이지 않음을 안다. 그것이 으레 난데없음, 어이없음과 함께 찾아옴을 모르지 않는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닐 때마다 시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칼럼읽다 2024.12.26

토대 잃은 문명은 사라진다

토대 잃은 문명은 사라진다입력 : 2024.12.01 20:39 수정 : 2024.12.01. 20:42 박이은실 여성학자  11월의 난데없는 폭설로 아수라장을 겪은 곳이 많았다. 불안정해진 기후만큼이나 인간세계도 불안정해지고 있다. 그나마 든든하게 기댈 토대가 있다면 이 불안을 안고도 삶을 지속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불안은 바로 그 토대가 부지불식간에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온다. 토대(土臺)라는 한자어가 가리키듯 토대의 기본은 ‘토’, 바로 흙이다. 전 세계에서 해마다 흙이 240억여t씩 흩어져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 해마다 몇t씩이나 되는 흙을 없애고 있는 셈이다. 개발과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기 위한 과도한 농업과 같이 흙을 돌보지 않고 침식되게 방치하다 결국 ..

칼럼읽다 2024.12.25

현대제철의 이상한 책임정치

현대제철의 이상한 책임정치입력 : 2024.12.22 20:52 수정 : 2024.12.22. 20:54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경영책임자는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가? 대기업일수록 절차적, 형식적 안전제도는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작업의 절차와 방식을 정하고, 취해야 할 안전조치를 매뉴얼화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원청과 하청 상관없이 위험을 신고하는 ‘안전신문고’ 같은 제도도 중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절차와 형식이 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한 경영책임자의 책임 면피를 위한 ‘알리바이’용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은 2015년부터 ‘10대 안전수칙 지키기’(safety core rule·SCR) 운동을 시행하다가 2023년 8월부터 SCR을 위반하는 노동자를 인..

칼럼읽다 2024.12.25

기초학력 부진이 아니라 학습장애야!

기초학력 부진이 아니라 학습장애야!입력 : 2024.11.27 21:02 수정 : 2024.11.27. 21:06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올해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이후 평가)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9월에 실시되었다. 2023년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중3학생의 국어 성적 중 지원이 필요한 1단계를 받은 학생들이 9.1%였다. 2018년 4.35%에서 2021년 6.0%, 2022년엔 11.3%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초등학교 평가가 이루어졌던 2008년도에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5.44%였다. 당시 정부는 기초학력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창의경영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하였는데 2009년 840억원, 2010년 771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교육부는 평가 결과가 나쁘게 나올 때마다 ‘행복한 출발을 ..

칼럼읽다 2024.12.24

뜨거운 지구가 내린 차가운 눈

뜨거운 지구가 내린 차가운 눈입력 : 2024.12.23 21:46 수정 : 2024.12.23. 21:50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지금 강원 평창에서는 서울대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1년 동안 준비한 기후위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이름은 ‘Save Our Snow(SOS)’. 눈을 구하자는 뜻도 있지만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SOS라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 눈을 주목한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연자원 중 기후변화로 가장 빨리 사라질 거라 예상되는 것이라서다. 눈은 그 자체로 온대기후 지역의 겨울을 상징하는 자원이기도 하지만, 햇빛을 반사해서 온난화를 막고, 봄이면 녹아서 인간과 동물에게 수자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 땅을 덮어 동물들이 땅속에서..

칼럼읽다 2024.12.24

뜨거운 말

뜨거운 말입력 : 2024.12.22 20:52 수정 : 2024.12.22. 20:54 이설야 시인  뜨거운 것을 쓰다 쏟았습니다 미안해요 부치진 못할 것 같군요 미지근한 건 문학이 아니야, 말하는 어른 여자를 만난 저녁 주꾸미를 먹었습니다 뛰지 않는 심장과 뛰려는 심장 사이에 사랑을 접어놓고 마음이란 뭘까요 호호 불어 먹고 싶은 마음이란 어디에 간직해야 하는 걸까요 당신은 오늘 내 손을 꼭 잡고 귓속에 뜨거운 말을 부어주었습니다그것을 안고 멀리 갈 거예요당신이 나를 처음 본 날,쉬운 퀴즈를 풀듯 나를 맞혀버렸다는 걸 기억할 거예요 당신이 좋아서다가가고 싶지가 않아요 겨울 숲에봄 아닌, 다른 계절이 오면 그때 갈게요 박연준(1980~)  차가운 말보다는 뜨거운 말을 좋아한다. 그러나 혀는 어느새 차가운..

책이야기 2024.12.23

일본 교사의 고단한 열정페이

일본 교사의 고단한 열정페이입력 : 2024.12.10. 20:50 박진환 일본 방송PD  약 14%의 사람이 일본 정부가 과로사 기준으로 정한 월 80시간을 넘는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다. 또 약 64%의 사람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상한 시간인 월 45시간 이상의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일본 공립 초등학교 교사들의 현실이다. 일본 공립 초등학교 교사들이 과도한 시간외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초등학교의 수업은 오후 3시30분쯤 끝난다. 학교 운동장은 오후 5시까지 개방되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대다수 초등학교의 교무실은 운동장으로 바로 통하는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수업을 마친 교사는 교무실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지켜본다. 교사가 운동장에서 ..

칼럼읽다 2024.12.22

네 죽음을 기억하라

네 죽음을 기억하라입력 : 2022.05.14 03:00 수정 : 2022.05.14. 03:02 김택근 시인·작가  평론가 이어령, 변호사 한승헌, 소설가 이외수. 그들을 향한 추도사가 아직도 허공을 맴도는데 강수연과 김지하의 부음이 들려왔다. 지난 11일 두 사람은 봄의 끝자락에 묻혔다. 그들이 떠났어도 이팝나무는 흰 웃음을 흩날리고 여기저기 꽃불이 옮겨 붙어 대지는 곱다. 저 봄빛은 투명해서 무덤 속까지 비출까. 북망산에도 소쩍새가 울고 있을까. 그들의 치열했던 삶은 죽음을 탄생시키고 그 소임을 마쳤다. 그들은 죽음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배우 강수연의 큰 눈에는 도도한 슬픔이 담겨있었다. 눈물이 가냘프지 않았고, 아름다움은 가볍지 않았다. '그래서 범접하기 어려웠다. 초봄의 ‘상큼한 도발’과 늦..

칼럼읽다 20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