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하는 우리 문화의 거리입력 : 2025.03.26 21:01 수정 : 2025.03.26. 21:17 박영택 미술평론가 얼마 전 대구에 다녀왔다. 기차 좌석에 앉아 책을 읽었다. 최근 출간된 김영복 선생의 옛것에 혹하다>라는 책이다. 선생은 고서적과 서화에 대한 감식안이 빼어난 분이다. 오랫동안 인사동 현장에서 실물을 접하면서 감정과 상인의 일을 병행해온 경험의 시간 또한 유장하다. 별명이 인사동의 터줏대감이다. 그러나 이제 인사동은 좋은 고미술품 가게나 전시장이 많이 사라지고 뛰어난 안목의 상인들도, 대단한 소장가들도 소멸해 가는지라 더없이 삭막하고 쓸쓸해졌다. 골목에 숨은 듯이 자리한 몇개의 고미술 가게들은 적요한 풍경을 배경으로 주저앉아 있다. 그 허망해진 거리에 음식점, 화장품과 옷 가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