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329

위로는 노크다

위로는 노크다 입력 : 2023.07.13 03:00 수정 : 2023.07.13. 03:04 오은 시인 “힘들었겠다.” 이 말을 듣는데 기다렸다는 듯 눈물이 난 적이 있다. 단순히 내가 힘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주어서는 아닐 것이다. “괜찮을 거야”나 “나아질 거야”처럼 무책임한 낙관과 동떨어진 말이어서도 아닐 것이다. 그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듯, 그 말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때 내게 필요했던 말이 바로 저것이었다. “힘들었겠다.” 힘듦을 인정받는다고 해서 처지가 달라지지도 않고 심신을 짓누르는 하중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저 말이 고팠을까. 어째서 속절없이 눈물을 쏟아냈을까. 오은 시인 해가 갈수록 취약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개인적인 문제에 사회적인 문제..

책이야기 2023.07.15

‘미쳤다’가 정체성이 될 수 있나?

‘미쳤다’가 정체성이 될 수 있나? 입력 : 2023.07.15 03:00 수정 : 2023.07.15. 03:01 홍혜은 저술가·기획자 MBTI 성격 검사가 유행이다. 모두 자신을 네 글자로 설명하는 열풍 속에 이 테스트를 탐탁지 않아 하는 유형조차도 하나의 유형이다. 여기까지 쓰면서 이런 사람들이 칼럼을 읽다 덮어버릴까 봐 걱정했다. 또 그 타령이야, 하고. 하지만 그들은 ‘비과학적’ 테스트로 인간을 열여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하고 싶은 욕망에 추동돼 읽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홍혜은 저술가·기획자 실은 내가 이 현상을 나쁘지 않게 보는 이유도 결이 같다. 한국인들에게 인간을 열여섯 가지 다른 부류로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한국인은 딱 두 가지로 분류된다. 성실하고 말 잘..

책이야기 2023.07.15

독서의 효과는, 독서입니다

독서의 효과는, 독서입니다 입력 : 2023.05.29 03:00 수정 : 2023.05.29. 03:03 오찬호 저자 조심스레 독서토론 학원을 준비 중이다. 책을 자주 접하는 내 직업을 활용해야만 먹고살 수 있다는 우주의 기운을 느껴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연령을 달리하고 규모를 조정하면서 모의실험 중이다. 유의미한 수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 글쓰기를 병행할지, 커피도 팔아야 할지 구체적인 건 아직 없지만, 한쪽 벽면을 어찌할지는 진작 정했다. 거기엔 큼직한 글씨로 학원의 철학이 이렇게 적혀 있을 거다. “독서의 효과는, 독서입니다.” 흐름을 거스르겠다는 당찬 혹은 무모한 포부이기도 하다. 나는 여러 글에서 독서‘법’이란 말이 지나치게 등장하는 시대를 비판했다. 책이 우등생이나..

책이야기 2023.07.15

뒤늦게 만난 ‘몽실 언니’

뒤늦게 만난 ‘몽실 언니’ 입력 : 2023.06.12 03:00 수정 : 2023.06.12. 03:03 조광희 변호사 몽실이 살았던 세상에 비한다면 풍요롭고 화려한 세상이 도래했다 그런데 삶은 왜 이리 공허한가 또 이 멋진 신세계의 그늘에는 얼마나 많은 몽실들이 있을까 유명하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의 목록이 누구에게나 있다. 내게는 가 그중 하나였다. 자주 가는 도서관의 인터넷 계정에는 ‘관심 도서목록’이 있는데 를 그 목록에 올려둔 지도 일 년이 넘었을 것이다. 어쩐지 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려 읽지 못했다.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가 예사롭지 않은 날, 글을 쓰려고 도서관에 갔다가 문득 이 책이 생각났다. 서가에서 찾은 는 무척 낡아 있었다. 저자인 권정생 선생의 동화 을 이십여년 전에 읽은 적이 ..

책이야기 2023.07.07

한옥, 숲속, 루프탑... 도서관의 무궁무진한 변신

한옥, 숲속, 루프탑... 도서관의 무궁무진한 변신 7명의 문우와 함께 떠난 전주 시내 도서관 여행 23.06.27 09:44l최종 업데이트 23.06.27 10:00l 정미란(jmr6114) 글쓰기 문우들과 첫 야외나들이로 '전주도서관여행'을 일정표에 넣으며 기다림과 설렘으로 맞이한 날은 마침 단옷날(6월 22일)이었다. 창포에 머리 감고 수릿떡을 만들며 그네를 뛰고 단오부채 만들었다던 날.남성지배사회에서 여성의 몸짓과 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져도 용인되던 날. 지금 우리들에게 그런 내심을 품으라 누가 말하지 않지만 우리의 여행길이 마치 그 옛날 단오날 쏟아졌던 여인네들의 항거 같았다. 그렇게 일곱 명의 문우 여성들이 함께 여행길에 나섰다. 매력적인 독서공간들 "와~ 도서관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

책이야기 2023.07.03

어른도 못 피한 부산 스쿨존 사고... 사서·교사들이 분노한 까닭

어른도 못 피한 부산 스쿨존 사고... 사서·교사들이 분노한 까닭 신호등 꺼진 북구 백산초 통학로서 트럭에 치인 사서교사, 3주째 의식불명... 이 지역, 전수조사에서 빠져 23.07.03 14:13l최종 업데이트 23.07.03 14:25l 김보성(kimbsv1) ▲ 지난달 19일 부산 북구 백산초 앞 도로에서 집으로 가던 사서 교사가 좌회전하던 1톤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고 3주째인 3일 돌아본 사고 현장. 가족과 여러 단체의 재발방지 요구에도 신호등은 차량 정체 문제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 김보성 "너무 화가 나요.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선 모두가 안전해야 하지 않나요?" 3일 부산 북구 백산초등학교 옆으로 경사로를 올라가던 한 주민은 지난달 교통사고 이후에도 황색 신호만 ..

책이야기 2023.07.03

문학계 "안도현 통영 특강 취소 부끄럽다"

문학계 "안도현 통영 특강 취소 부끄럽다"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노출 2023-06-06 14:50 화 정선호 경남작가회의 회장 자성 목소리 "통영문인협회·시 특강 취소 사유 밝혀야" "문인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부터 지켜야 한다." 경남 문학계가 '안도현 시인 통영 문학 특강 취소'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선호 경남작가회의 회장은 6일 입장문을 통해 "안도현 시인 특강 취소에 대해 같은 경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으로서 매우 착잡하고 부끄럽고"고 밝혔다. 정 회장은 "문인들은 작품 수준 이전에 항상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 노력하고 윤리·도덕 등 사회적 합의를 앞장 서서 준수해 왔다"며 "그렇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선도해야 할 문인 단체가 안도현 시인 특강을 석연치..

책이야기 2023.07.03

<조선> 원고료 받는 편한 삶 원하나?

원고료 받는 편한 삶 원하나? 안도현 시인 '조선닷컴 러브레터' 연재놓고 훼절 논란 03.05.26 22:05l최종 업데이트 03.05.27 22:26l 손병관(patrick21)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재...'로 시작하는 시 '너에게 묻는다'와 베스트셀러 '연어'로 유명한 시인 안도현(43·www.ahndohyun.com)씨가 최근 인터넷 조선일보 '조선닷컴'에 '러브레터'라는 연재물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씨의 이 같은 행보는 ▲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지지 ▲ 최근의 보수파 '색깔론' 비판 등의 전력에 비추어 부적절한 선택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안씨가 '러브레터'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15일. ..

책이야기 2023.07.03

신춘문예 10년 낙선한 작가가 '실패로 이룬 꿈'

신춘문예 10년 낙선한 작가가 '실패로 이룬 꿈' [인터뷰] 전혜지 작가... "실패해도 괜찮아요" 23.07.01 21:03l최종 업데이트 23.07.01 21:03l글: 이수현(soohyune)방혜린(egg116) 세상의 수많은 일이 성공과 실패로 판가름 난다. 입시, 취업 등 각종 시험에서는 합격과 불합격으로, 스포츠 경기에서는 승리와 패배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크고 작은 다양한 실패를 경험하지만, 실패를 마주하는 것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실패를 겪을 때마다 좌절하고 자책하며, 때로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포기하기도 한다. 작가 지망생들에게 성공과 실패를 뜻하는 단어 중 하나는 신춘문예의 '당선'과 '낙선'이다. 신춘문예는 신문사에서 매년 개최하는 신인 작가 발..

책이야기 2023.07.02

‘하얀 전쟁’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 별세

‘하얀 전쟁’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 별세 입력 : 2023.07.01 17:59 수정 : 2023.07.01. 18:06 김세훈 기자 소설가 안정효씨(82) 연합뉴스 베트남 전쟁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소설 ‘하얀 전쟁’ 등을 쓴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씨가 1일 별세했다. 양년 82세. 유족에 따르면 안 작가는 최근 암으로 투병하다 이날 오후 3시쯤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64년 영어 신문 ‘코리아 헤럴드’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 군에 입대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베트남에서 ‘코리아 타임스’에 ‘베트남 삽화’를 연재하고 베트남과 미국의 신문·잡지에도 기고했다. 베트남전 경험을 바탕으로 1985년 계간 ‘실천 문학’에 ‘전쟁과 도시’(하얀 ..

책이야기 2023.07.01